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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에 승리를!

화물 노동자들의 반란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부산항·인천항·마산항·군산항의 물류는 거의 마비됐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허겁지겁 내놓는 실효성 없는 대책은 파업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만 붓고 있다. 최저임금제의 일종인 표준요율제조차 몇 년 후에야 시행하겠다고 한다.

비조합원들의 대대적 참가가 이번 파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전국 운송 트럭 32만 대 가운데 실제 운행되는 차량은 7천 대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은 뜨거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폭주하는 지지 댓글과 시민들이 파업 농성장에 자발적으로 보내는 지원 물품만 봐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가 폭등의 가장 큰 희생자인 화물 노동자들의 처지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있다.

원가 공개조차 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 1조 원을 긁어모으고 지난 8년 동안 공장도 가격을 속여 8조 원을 챙긴 정유사들에게 사람들은 적대감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지텍과 현대그룹의 글로비스 같은 운송업체들이 화물 노동자들의 돈을 가로채 비자금 창구 노릇을 했다는 사실에도 분노하고 있다.

도로 점거

많은 이들이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보여 준 커다란 힘에 고무받고 있다. 정유사를 규제하고 국영 에너지 기업을 만들어 기름값을 낮추라는 화물연대의 대안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다른 부문 노동자들에게도 영감과 자극을 주고 있다. 철도본부의 대체수송 거부로 화물열차의 일부 운행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물론, 물류가 자본주의의 혈관임을 잘 알고 있는 이명박이 언제까지나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찰력 투입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이명박의 진두지휘 하에 청와대는 “단호대처”를 운운하며 탄압을 시작했다. 조중동과 우파는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고 이명박에게 각종 주문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삼성·LG·현대기아·포스코 같은 대기업이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려면 화물 노동자들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

비조합원들이 항구와 기지 주변의 농성장에 모일 수 있도록 조직하는 것도 필요하다.

파업의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항만 봉쇄와 고속도로 점거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상품의 70퍼센트가 유통되는 주요 도로와 교차로를 봉쇄해 통쾌한 승리를 거두곤 했다. 2003년에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바로 그렇게 했다. 인천의 한 화물연대 노동자는 “당시에 항만봉쇄와 점거는 정말 대단했다. 사람들에게 ‘한다면 하는구나’ 하는 인식을 분명하게 심어 줬다. 그때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광주와 의왕 등 곳곳에서 화물 노동자들이 경찰의 대체수송을 막으려 하자 크고 작은 충돌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화물연대 지도부가 항만 봉쇄나 고속도로 점거를 투쟁 방법으로 분명히,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으면 오히려 애꿎은 노동자들이 경찰 탄압에 희생될 수 있다. 파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좀더 과단성 있는 방법을 써야 한다.

또, 민주노총의 연대파업만큼 더 효과적이고 위력적인 승리 비결이 어디에 있겠는가.


업무복귀명령 ─파업 징계할 때만 노동자로 인정?

이명박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업무복귀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 파업 이후에 만들어진 악법이다.

화물 노동자들이 업무복귀명령에 불응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운전자격과 운송사업 허가도 취소된다.

화물연대가 그토록 노동자성을 인정해 달라고 수년 동안 요구해도 무시한 정부가 유독 파업 노동자들을 벌주는 데서는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꼴이다.

위헌 소지가 있는 업무복귀명령을 내리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덜덜 거리는 이명박 불도저를 완전 마비시킬 수 있도록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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