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리던 부산 중앙 부두 길의 교통 소통이 16일 아침에는 너무나 원활했다. 그 많던 화물차들이 도로에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컨테이너들만 산처럼 쌓여 있다.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부산항을 마비시킨 것이다.
부산항에 등록된 컨테이너 화물차 3천81대 가운데 운행되고 있는 차량은 군용차량을 빼면 겨우 3백86대다.
특히 화물연대 소속 운송차량이 3백여 대인 것을 감안하면 광범한 비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화물연대 노동자는 “2003년 이후 비조합원들이 이렇게 많이 동참하는 파업은 처음이다. 촛불집회처럼 우리도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 80퍼센트를 처리하는 부산항은 7개 부두 중 주요 3개 부두에 컨테이너가 1백 퍼센트 들어차는 등 사실상 부두 기능이 마비됐다. 부산 지역 주요 기업들도 단축 조업에 들어갔고 선적 화물을 싣지 못한 배들이 그냥 부산항을 떠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경찰력을 투입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비조합원들에게 온갖 협박을 하고 있다. 대체 인력으로 군인들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항만 포화 상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 화물연대 노동자는 파업이 흐지부지 끝나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2003년에 표준요율제 도입을 약속했다가 5년 동안 우리 뒤통수만 쳐 왔다. 더 이상 속으면 안 된다. 흐지부지 끝내면 화물연대 끝장난다.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이 이렇게 나서고 있는데, 끝까지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