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촛불 수배자’ 농성 현장 취재:
“끝까지 촛불과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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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한용진 공동상황실장, 김광일 행진팀장, 김동규 조직팀장,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백은종 2MB탄핵투쟁연대(안티 이명박 카페) 부대표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활동가 6명은 지난 7월 6일부터 조계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 셋째 날인 지난 7월 7일, 조계사를 방문해 ‘촛불 수배자들’을 만났다.
조계사로 가는 길목에는 전경버스가 죽 늘어서 있었다. 수배자들이 지내는 천막에는 모기가 계속 모여들었고 30도까지 치솟는 찜통 더위를 선풍기 한 대로 식혀야 했다.
그래도 수배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도피 생활을 할 때는 인터넷 생중계로만 집회를 지켜보는 게 가장 답답하고 힘들었다고 한다. 거리 행진을 이끌었던 김광일 행진팀장은 구호를 외치는 환청이 귓전에 맴돌 정도였다. 그러다 7월 5일 집회에는 수배자들도 참가해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환대
농성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는 “죄 지은 건 없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싸울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원석 상황실장도 “흩어져서 숨어 있는 것보다 공개적으로 활동을 하는 게 공안 탄압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백은종 2MB탄핵투쟁연대 부대표는 경찰 조사에 응하려다 체포영장을 보고 황당해서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5월 2일 문화제 외에 소환장 받은 이후에 일어난 일까지 죄목이 한 다섯 가지 되는데 완전 ‘반정부 공안사범’이더라고요. … 경찰은 묵비권 행사하거나 변호사 선임해서 해명하면 된다 했지만 이명박이나 어청수가 해명으로 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중에 붙잡혀서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응할 수 없는 거죠.”
미처 조계사 측의 허락을 얻는 절차 없이 들어왔지만 수배자들은 환대를 받고 있었다.
“조계사 측에서 우릴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수배자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해 주고 있어요. 식사나 샤워시설, 수배자들을 위한 편의 공간 같은 걸 제공해 주고 있고, 스님들이 계속 오셔서 격려해 주고 신도들도 와서 격려해 주시고. 어제 밤엔 주변에 경찰력이 엄청 증강 됐는데 그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가면서 수배자들 지키겠다고 시민들이 모였거든요. 눈시울이 뜨거워졌죠.”(김광일 행진팀장)
기자가 천막을 방문한 7일 저녁에도 교복을 입은 청소년 예닐곱 명이 수배자들을 응원하러 천막에 와 있었다.
그러나 경찰청장 어청수는 “종교시설이 치외 법권지대가 아니다” 하며 수배자들을 위협했다.
백성균 대표는 “이 성스러운 공간에 더러운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한용진 상황실장도 “[종교인들에 대한] 사법처리 운운하는 것은 … 민주주의 시계를 완벽히 거꾸로 돌리는 행동이다” 하고 비판했다.
영광
김동규 조직팀장의 말처럼 “촛불은 이명박 정부나 검찰·경찰이 얘기하는 것처럼 ‘프로 데모꾼’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촛불의 프로는 우리 국민들”이다.
수배자들은 조계사 농성장에서도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계속 밝히겠다고 했다.
“이 운동을 출발하게 하고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것은 바로 시민들의 역동성이었습니다. 우리 수배자들의 운명, 좀더 넓게 보면 이명박 정부의 경찰을 이용한 탄압 자체가 운동을 어떻게 강하고 크게 키우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조계사에 갇혀 있지만 이 운동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김광일 행진팀장)
“우리 국민들이 참 대단합니다. 그런 국민들과 함께 투쟁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끝까지 지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분열하지 말고 촛불을 들면 이깁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이란 건 없거든요.”(박원석 상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