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지킴이’ 7인을 우리가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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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저녁 조계사 앞마당에서 시국법회와 문화제가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2백50여 명이 촛불집회 때문에 수배된 촛불지킴이 7인과 함께했다. 대웅전 앞에서 함께 부르는 ‘헌법 제1조’는 이색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조계종 호계원장 법등스님은 여는 말에서 “촛불은 단지 소고기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의 소고집과 소통 부재 때문에 타올랐다. 소고기는 점화일 뿐이었다” 하고 말했다.
이어 촛불지킴이 7인이 무대에 오르자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촛불지킴이들은 조계사와 가족,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에 고마움을 전하며, 승리를 향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촛불을 끄지 말고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날까지 함께합시다.”(백은종 안티이명박카페 부대표)
“이명박 집권이 시작될 때 가슴 아프고 절망감도 느꼈다. 그러나 청소년과 네티즌의 촛불이 희망을 만들었다. 희망의 초를 내려놓지 말자.”(한용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정부와 보수 언론은 ‘촛불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하며,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해 온 대책회의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회의는 국민과의 소통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명박이 정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굴복할 때까지 촛불을 들 것이다.”(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어머니께서 며칠 전 수배 중인 것을 아셨다. 활동을 하다보면 수배도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다. 지금까지 1백 미터 달리기를 했다면, 앞으로는 마라톤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김동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공기업 민영화, 공공요금 인상, 미친 교육, 광우병 쇠고기 수입 등 1년 3백65일 비가 내릴 듯하다. 촛불은 우리의 우산과 우비가 돼 주고 있다. 촛불을 더욱 강하게 만들도록 노력하자.”(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
“많은 분들의 지지와 격려에 감사드린다. 한 촛불 소녀가 두렵지 않냐고 물었는데, 두렵지 않다. 여러분이 함께해서 기쁘다. 함께 끝까지 싸우자.”(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국민들이 지켜주고 응원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 여기 와서 촛불이 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강한 바람에 꺼질 듯 말 듯해도 꺼지지 않는 것이 촛불이다. 촛불이 우리의 마음을 환히 밝혀 줬다. 국민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자.”(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수배자들의 든든한 우군인 가족들도 함께했다. 수배자 가족 대표로 권혜진 씨의 부인 임현주 씨가 편지를 낭독했고,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쉽지 않은 이 길을 함께하고 계신 일곱 분의 촛불지킴이 여러분! 긴 호흡으로 한걸음 한걸음 정진하고 계신 여러분을 지지합니다. … 매일 당신을 응원합니다. 매일 당신의 의지를 격려합니다. 매일 당신의 신념을 지지합니다. 매일 당신의 영혼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의 영원한 동지입니다.”
김광일 씨의 부모님, 작은 아버님, 조카들도 함께해 힘을 주셨다. 특히 김광일 씨의 어머님은 네잎클로버를 찾아 정성스레 코팅해 수배자들에게 선물했다. 농성단에서는 이 네잎클로버가 ‘영광의 수배증’으로 통한다고 한다.
KBS 이강택 PD도 김광일 씨에게 응원 메세지를 보냈다.
“광일 씨를 처음 본 것은 케냐 세계사회포럼에서였습니다. 당시 헌신적인 모습에 무척 감동했습니다. 더운데도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모든 행사에 열정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수배자들을] 지켜보고 성원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분들을 외로움 속에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촛불지킴이 7인에 대한 지지가 조계사 농성장에 차고 넘친다. 전국 곳곳에서 지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온갖 후원 물품이 끊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는 멀리 충남 온양에서 조계사까지 따끈한 호두과자를 가지고 달려 온 이도 있었다.
수배자들의 운명은 우리 운동에 달려 있다.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다시 크게 타오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촛불지킴이 7인을 지지·지원하고 수호해야 한다.
경찰은 7월 24일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저지 파업과 이랜드 파업 등을 이유로 민주노총 지도부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함께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촛불지킴이들에 대한 체포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촛불지킴이들을 우리가 지켜내자.
* 촛불 수배자 농성단 블로그(http://blog.daum.net/sube2008)에 응원 메시지를 남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