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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지난 호 기사에 대한 의견:
전교조는 학생들의 교사 평가를 인정한다

〈저항의 촛불〉 5호에 실린 ‘이명박 정부의 교원평가를 지지해선 안 된다’는 강동훈 기자의 글은 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의 문제점을 잘 꼬집고 있다.

그러나 기사 말미에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가진 전교조를 비판하는 부분은 약간 아쉽다.

전교조는 교원평가 논쟁이 한창일 당시 대안으로 학부모회 법제화와 학생회 법제화를 통한 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제시했었다.

전교조는 교과 성적 위주의 획일적 학생 평가를 반대했고, 다양한 특기 적성이 키워져야 하며 교육 재정을 충분히 확보해서 교육 환경을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운영에 교사·학생·학부모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것이 학생들의 민주적 참여를 보장하는 교사 평가 방안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학생들은 교원과 수업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학사 운영과 학교 운영 전반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교복의 형태에 대한 결정, 학교 예산의 배분과 집행 등 학생 참여를 새롭게 보장해야 할 영역은 학교 활동의 거의 전부다. 왜냐하면 지금의 학생들은 원천적으로 이런 결정에서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전교조에 아쉬움을 표시할 것이 있다면, 전교조가 자신의 대안과 폭넓은 학생 참여를 자신감 있게 주장하지 못하는 문제일 것이다.

의견에 대한 기자의 생각

여전히 남는 아쉬움

강동훈

김성보 동지의 지적처럼 “전교조는 교원평가 논쟁이 한창일 당시 대안으로 학부모회 법제화와 학생회 법제화를 통한 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제시했었다.” 전교조의 이 정책은 지지해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전교조가 학생들의 교사 평가를 흔쾌히 지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단적인 예로 2005년에 전교조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과 함께 학생·교직원·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를 법제화하고 여기서 교장을 뽑는 교장선출보직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법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교사와 학부모는 동수로 하고 학생은 대표 1명만 참여시키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학생을 실질적인 주체로 인정한다면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학생회·학부모회·교직원회 법제화가 교사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는지도 불분명하다. 만약 학교운영위에서 학생 대표가 그 학교 교사 전체를 평가하는 것만 가능하다면 학생들의 교사 평가는 그 의미가 크게 퇴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