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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에 군함을 보내자고?

지난달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이 탑승한 브라이트 루비호가 해적에게 피랍된 후 솔솔 피어오르던 구축함과 특수부대 파병 주장이 실사단 파견으로 성큼 진전되고 있다.

외교부는 군함을 파견한 나라의 배는 해적들이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본, 프랑스 등 해군 함정을 파견한 나라의 선원들도 피랍된 적이 있다.

사실, 정부는 이 지역에서 해적에 의한 납치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선원들의 안위는 나 몰라라 해 왔다. 지난번 납치된 동원호 선원들은 국민 성금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더니 정부는 이번에도 “테러리스트와 협상은 없다”며 위험한 군사 대응을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태의 해결책이 아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출몰이 잦은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이 부른 소말리아의 정치·경제적 참극 때문이다. 미국은 친미 꼭두각시 소말리아 정부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이슬람법정연맹에 의해 붕괴될까 봐 내전을 부추겨 왔다.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이 중단돼야 한다.

소말리아 해역은 세계 석유의 4분의 1이 통과하는 등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래서 미국·중국·일본·프랑스·러시아 등 주요 열강이 ‘해적 소탕’을 빌미로 경쟁적으로 이 해역에 군함을 파견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이 연합 함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열강은 친미 꼭두각시 소말리아 정부에게 압력을 넣어 소말리아 영해에서 마음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었다. 이런 열강의 경쟁적인 제국주의적 개입은 소말리아의 불안정과 비극을 심화시킬 뿐이다.

이명박도 여기에 끼어들고 싶은 것이다. 이는 한국의 점증하는 소제국주의적 야심을 보여 준다. 한국 해군은 최근 급격히 증강된 원양 작전 군사력을 과시하고 싶어 안달이다.

한국의 반전 운동은 미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동시에 한국 지배자들의 소제국주의화도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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