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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고 - 울산 현대미포조선 굴뚝 농성 투쟁:
정몽준은 두 노동자의 목숨을 끊으려 하는가

현대미포조선의 현장조직인 ‘현장의소리’ 의장인 김순진 동지와 울산 민주노총 전 수석부위원장 이영도 동지가 1백 미터 높이의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위로 올라가 농성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두 동지는 ‘노조활동 탄압 중단’, ‘이홍우 조합원 투신 사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용인기업 부당해고자 원직복직’, ‘현장 활동가들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0여 일째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사측은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 요구조차 가로막으며 두 노동자의 소중한 목숨이 시시각각 타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동지는 생수와 초콜렛 몇 개로 동상과 저체온증, 영양실조를 견디고 있습니다.

두 동지가 굴뚝 위에 올라간 사정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은 부당하게 해고된 용인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현대중공업 종업원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지난 25년 동안 현대미포조선에서 선박 수리를 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입니다.

이홍우 동지와 김순진 동지 등 ‘현장의소리’ 정규직 활동가들은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고 용인기업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라는 요구를 담은 유인물을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되려 김순진 동지에게 징계를 내렸고 아직까지도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복직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사측은 이홍우 동지의 산재 신청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지난 11월 14일 이홍우 동지가 비정규직 해고와 현장 활동 탄압, 산재 은폐에 항의해 투신을 시도했습니다. 사측의 강제 진압 시도 속에 이홍우 동지는 목뼈가 부러져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현대미포조선노조 집행부는 지난 9일 이홍우 조합원을 외면하고 사측을 옹호하는 합의를 했습니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 12월10일에도 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 68명 전원에게 ‘농성장 철거와 현장조직의 현장 활동 저지를 촉구하는 조합원 서명’을 받았습니다.

김순진·이영도 동지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절망과 분노 끝에 굴뚝 농성을 시작한 것입니다.

용인기업

지난 토요일에는 지금 굴뚝 위에 올라가 있는 김순진, 이영도 두 동지를 지원하기 위한 영남노동자대회가 열렸습니다. 제가 속한 현대차노조 등 전국의 많은 작업장에서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우리는 두 동지가 있는 굴뚝으로 향했습니다. 굴뚝 앞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두 동지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현대중공업 경비대는 미친 개처럼 날뛰며 가로막았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댔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온 몸이 물에 젖어 추위에 떨었지만 결국 저지를 뚫고 세 차례 굴뚝 위로 생필품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보복이었는지 그날 밤에 경비대가 굴뚝 옆에 마련된 릴레이 단식장을 습격해 사람들을 폭행하고 불을 질러 4명이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정말 악랄한 자들입니다.

지금 굴뚝에 올라가 있는 동지들의 요구를 현대중공업과 정몽준이 받아들이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굳건한 연대가 더욱 확산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