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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만 명이 모여 이명박을 저주한 노제
반민주ㆍ반노동 정책에 맞선 투쟁으로 나아가야

5월 2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50여만 명이 참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렸다. 뙤약볕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경복궁에서 열린 영결식을 지켜봤다. 영결식 중계화면에 이명박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격한 욕설과 야유,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등을 돌리고 뒤돌아 앉아 이명박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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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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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대부분 운구차를 따라 서울역 방향으로 떠난 뒤에도, 3만여 명이 서울시청 광장에 남아 "독재타도, 명박퇴진" 등을 외쳤다. 이명박이 빼앗은 서울시청 광장과 집회의 자유라는 민주적 권리를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태세였다.

부글부글 끓는 민심 때문에 노제 전에도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전전긍긍하며 '소요사태'(한나라당 안상수)를 걱정했다. "촛불시위 같은 무법천지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동아일보〉)이라며 "실제로 어떤 세력들은 애도를 '증오 에너지'로 바꾸고 싶어한다"(〈조선일보〉)고 했다. 그래서 노제 이후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에 남아 집회를 하고 촛불을 켜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추모와 슬픔만이 아니라 분노와 투지도 흘러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제 이후 경찰은 전경버스로 서울시청 광장을 다시 봉쇄하려 했지만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나라"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결국 전경버스는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윤선

시민들은 자유발언 등을 하며 집회를 진행했고, 서울시청 광장 곳곳에서는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토론했다. 광장 한 켠에는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분향소도 마련돼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분향하며 추모하기도 했다. 지난해 촛불 때 볼 수 있었던 시민들의 능동성, 투지,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 이명박에 대한 격앙된 분노가 서울시청 광장 곳곳을 가득 밝혔다.

수많은 시민들은 자유발언에서 '있는 놈만 살고, 없는 놈들은 죽어야 하는 세상'을 한탄하며 '이명박은 인간도 아니다'고 규탄했다. '이명박을 끌어내리자'는 발언이 가장 호응이 좋았음은 물론이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 용산 참사 희생자 등을 언급하며 "이명박은 청와대 자리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 그게 국민의 요구"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진보신당 이용길 부대표도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아니면 너희가 죽으리라"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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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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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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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되자마자 서울시청 광장으로 뛰어 온 '고대녀' 김지윤 씨는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내일 이 자리로 올 것"이라며 "민주주의 억압에 맞선 우리의 목소리와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만날 수 있도록" 광장을 지키자고 했다. 5월 30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자는 호소였다.

그러나 이명박은 새벽을 틈타 경찰은 폭력적으로 서울시청 광장을 침탈했고, 다시 전경버스들이 광장을 둘러 싸버렸다. 투쟁이 더 확대되는 것은 물리력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찌를듯한 분노가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공장 점거 파업을 하고 있고, 화물연대는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민주주의 압살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와 이런 노동자들의 투쟁이 결합되는 것이야말로 이명박이 걱정하는 '소요사태'인 것이다.

그래서 노제를 끝으로 빨리 슬픔과 분노를 가라앉히려 한다. 〈동아일보〉는 "정치적 이념적 투쟁과 정권타도 운동으로는 화해와 용서를 이룰 수 없다"며 "사회통합으로 승화"시키라고 촉구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경제 위기 고통을 전가하며 노동자·서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명박과 화합하고 통합하라는 것이다.

ⓒ사진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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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경제 위기를 빌미로 대량해고, 비정규직 확대, 최저임금 삭감 등 노동자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터져 나오는 투쟁을 억누르기 위해 민주주의 파괴도 계속할 것이다. 북한 핵실험을 이용해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미녀사냥도 이어질 것이다.

이에 맞서 강력한 투쟁으로 응수해야 한다. 민주주의 압살에 맞서는 운동과 더불어 노동자 투쟁을 엄호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하투를 앞당겨 파업을 확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노동자들의 투쟁과 민주적 권리 수호를 위한 투쟁이 결합돼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이 사는 세상'을 만들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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