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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분단선을 드러낸 온두라스 쿠데타

온두라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끌어내리자 전국이 시위로 들끓고 있다. 권력을 장악한 군부는 통행금지와 폭압적 조처로 대응하고 있다.

셀라야는 온두라스 우익 정당 자유당 출신 대통령이다. 그는 애초 온두라스 경제를 세계 경제 체제에 단단히 결속시킬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지지했다.

그러나 최근 그는 알바(ALBA) ― 베네수엘라의 급진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추진하는 라틴아메리카 연대체 ― 에서 점점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었다. 알바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선 대안을 표현했다.

셀라야는 최근 최저임금을 올렸고, 대안적 경제구조·연대체를 구축하는 데서 차베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점점 긴밀히 협력하고 있었다. 온두라스 지배계급이 셀라야에 맞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런 관계 때문이었다.

셀라야가 베네수엘라를 본딴 새로운 민주 헌법 제정을 비공식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한 것이 쿠데타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대법원은 국민투표가 위헌이라고 선언했고 군부는 투표함을 압류했다. 셀라야는 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시위대를 이끌고 투표함을 돌려받으러 공군기지로 행진했다. 군부는 그를 구속했고 곧바로 국외로 추방했다.

셀라야가 수정하려 한 헌법은 1982년에 통과된 것으로, 당시 온두라스는 미국이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혁명을 공격하는 데 군사기지 구실을 했다. 그후 온두라스 정부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이익을 충직하게 대변했다.

온두라스 민중 단체들은 국민들에게 쿠데타에 맞서 저항할 것을 호소했다. 셀라야를 내쫓은 자들은 국민 절반이 빈곤선 아래의 삶을 사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 한다. 사실상 신임 대통령이 된 로베르토 미첼레티는 “셀라야가 우고 차베스와 관계를 단절할 경우에만” 귀국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애당초 뭐가 문제였는지 대단히 명확히 표현한 것이다.

번역 조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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