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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해고에 맞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들이 사측의 대규모 해고에 맞서 부분파업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1일부터는 투쟁 수위를 높여 전체 조합원이 참가하는 매일 4시간 부분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하반기 세계경제 위기 전까지 다른 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호황이었다. 2006년에는 세계 7위였다. 한진중공업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돈이 무려 4천2백77억 원 흑자였고, 2009년도 3분기 이익잉여금이 무려 1천6백86억 원,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1천56억 원”이라고 한다. 조선부문 가동률도 신조선의 경우 86.6퍼센트, 특수선은 무려 1백10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주한 결과로 지난해까지는 흑자를 냈던 것이다.

한 겨울에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사진 출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그런데 사측은 지난해에 선박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자 “안으로는 일감이 없고 밖으로는 경쟁자(중국)가 기세등등한 내우외환의 상황”이라며 전체 노동자 2천8백명 중 30퍼센트를 해고 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의 경영상 어려움에 노동자들은 어떤 책임도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위기의 원인은 해외공장을 건설하는 등 과잉투자에 따른 과잉생산 체제와 선박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무능경영”에 있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주로 컨테이너선을 건조했기에 세계경제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연말부터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지만 그전부터 노동자들에게 고통 전담을 강요했다.

고통 전담

협력업체 12곳이 도산해 일부 노동자들은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해고됐다. 그 다음에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1천여 명도 해고했다. 회사측은 올해 취업규칙을 변경해 신입사원의 수습기간을 3개월 이내에서 12개월 이내로 늘렸고, 수습기간의 임금도 급여의 90퍼센트에서 80퍼센트로 낮췄다. 사측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곳인 협력업체와 하청 비정규직부터 해고한 다음 이제 정규직에게 대량해고의 칼을 겨누고 있다.

반면, 2008년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배당금 1백20억 원을 챙겼고, 2009년 9월까지 지급된 사내이사 평균급여는 1억 6천9백만 원이다.

현재 사측은 한진중공업지회의 ‘고용안정을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노사협의’만 고집하면서 1월 26일에 해고 명단을 발표할 기세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수주 부진의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는 조남호 회장 부자 때문에 노동자들이 죽을 수는 없다”(채길용 지회장)며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회와 진보정당들도 연대를 건설하고 있다.

현재 4백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한다. 사측은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절망퇴직’을 늘릴 것이다. 퇴직이 늘어나고 해고 명단이 발표되면 소위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단결이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동지의 말처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명단이 발표되기 전에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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