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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연이은 금속노조 가입을 환영하며

2007년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에서 최초로 이주노동자를 조직하고 유니온샵을 쟁취한 이래 금속노조 안에서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인 노조가 세 곳으로 늘어났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의 뒤를 이어 2009년 1월 경남 ‘마창지역 금속지회 보그워너씨에스 현장위원회’가 이주노동자 고용을 지키기 위해 파업까지 벌여 이주노동자 조합원 조직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12월 금속노조 경주지부 영진기업지회가 베트남과 버마 이주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했다.

이제 금속노조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과 버마 노동자들이 조합원인 다국적 노조가 됐고 금속노조 대의원 중에는 인도네시아 노동자도 있다.

이 세 곳의 노조는 모두 공통적으로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명시한 단협을 체결했다. 이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이 노조들은 모두 사측과 강경하게 맞서 싸워야 했다. 또 내국인 조합원들을 설득하며 많은 토론을 했고, 동시에 이주노동자들에게 끈기있게 노조를 설명하고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아름다운 연대

이주노동자들은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고 특히 3년 체류 기한 만료 시점에서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려면 순전히 기업주에 기대야 하기 때문에 늘 맘을 졸여 왔다. 그러나 이젠 노조 덕분에 어깨를 펴고 부당한 처우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주노동자를 노조에 받아들이는 것이 이주노동자들에게만 이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 세 곳은 모두 최근 노조가 만들어진 신생 노조들로 사측의 노조 탄압에 맞서며 노동자들의 조건과 권리를 지키고 더 나은 요구를 쟁취하는 데 이주노동자 조직화가 매우 중요한 구실을 했다.

산별노조 등 상급 조직이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수년 전부터 금속노조는 이주노동자에게 노조의 문을 개방했다. 금속노조는 이주노동자 노조 가입을 위해 규약을 정비했고 금속 작업장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이주노동자를 포함하도록 산별 교섭을 맺어 왔다.

나아가 금속노조는 계급적 연대를 위해 이주노동자 조직화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1사 1조직’ 사업에 이주노동자도 포함되도록 올해 사업 계획을 세웠다.

이런 흐름은 민주노조 운동의 중요한 전진이다. 민주노조 운동이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노동자들의 투쟁 속에서 계속 변해 왔다. 1990년대 중반 이주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은 노동 운동가들로 하여금 이주노동자 문제를 돌아보게 했다.

특히 2003~2004년 이주노동자들의 ‘명동성당 농성 투쟁’은 한국의 노동운동이 이주노동자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 이것이 지금 금속노조, 건설노조, 일반노조 등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해 투쟁하고 또 이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이 더욱 확대되도록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특히 지금처럼 경제 위기가 심하고 그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정부와 사장들의 공격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는 이주노동자와의 연대는 현실적 압력에 밀려 추상적 공문구가 되기 쉽다.

그래서 이런 압력 때문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반대하는 단체 협약을 체결하거나 같은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를 적대시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서 언급한 노조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더 많은 노조들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같은 노동자로서 노조에 가입한 것을 환영한다”는 아름다운 연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