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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여전히 미국에게 꼭 필요한 경비견

이스라엘은 이번 학살 만행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했다. 예상할 만한 일이었지만, 일을 치른 뒤에도 이스라엘은 황당한 거짓말로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다. 흉악한 범행 수법도 놀랍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축에 드는 이 국가(탱크, 공격 헬기, 전투기에 더해 핵무기까지 갖춘)는 팔레스타인 민중에 맞선 상시적 동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6월 1일, 이스라엘의 만행에 분노하는 이집트인들의 시위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한 세계적 분노가 일고 있지만 미국은 깡패국가 이스라엘을 계속 후원할 가능성이 크다.

굶어 죽어 가고 있는 가자 민중이 감히 저항이라도 하면 이스라엘은 이를 빌미로 더 많은 살육을 자행한다.

그런 이스라엘에게, 누군가가 이스라엘의 봉쇄를 뚫고 가자 민중에게 구호품을 전달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이번 만행에 대해 많은 나라 지도자들이 입 발린 ‘유감’ 표명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게 버림받을 것이라 믿는다면 착각이다. 1967년 6월에 이스라엘이 미 해군 정찰선인 리버티 호를 오인 사격한 사건을 떠올려 보라. 그때는 미군 34명이 죽고 1백71명이 다쳤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는 이스라엘이 예나 지금이나 미국 지배계급에게 중요한 우방이기 때문이다.

구소련이 아랍 민족주의를 후원했던 냉전 시대에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동맹이 필요했다.

조지 W 부시 재임 중에도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켜주는 동맹이었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강화됐다.

그러던 중 오바마가 당선하자 이스라엘 사회 일각에서는 양국 관계의 변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이스라엘을 사실상 두둔하고 있는 것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여전히 힘을 쏟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러한 염려가 기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은 자신만만하다. 자신이 처벌받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 동안 팔레스타인 영토 내로 정착촌을 확대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 횟수를 늘리면서 그것을 확인해 보기도 했다. 가자지구 구호 선단에 대한 공격은 이 같은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이 사건의 뿌리는 더 깊은 곳에 있다.

이스라엘의 첫째 동기는 2006년에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을 침공했다가 헤즈볼라에게 당했던 수모를 떨쳐내고 이스라엘이 여전히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둘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력이 건재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거 추방하고 세워진 인종차별 국가이며 미 제국주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현 시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맺고 있는 관계를 설명해 주는 배경은 미국의 ‘대테러 전쟁’과 중동에 대한 지배욕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그동안 미국의 뜻대로 풀리지 않아 온 것을 보면 미국이 이스라엘을 앞으로도 계속 후원할 가능성이 높다.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자기들보다 약한 국가들을 괴롭히고 무릎 꿇릴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구호 선단에 대한 공격은 이 같은 패권의 논리적 귀결이다.

우리 모두 이스라엘의 학살 만행에 항의하고 가자지구 봉쇄의 종식을 요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이스라엘의 군사적 폭력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인다면, 그리고 중동의 강력한 노동계급이 제국주의에 맞서 자신들의 힘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추천 소책자 : 《강탈 국가, 이스라엘》, 존 로즈 지음, 다함께, 2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