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국가 이스라엘 대통령 방한 규탄 기자회견:
“한국·이스라엘의 군사 협력 강화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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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의 방한에 맞춰, 한국의 반전 평화 단체들이 6월 10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은 44개 단체로 구성된 반전평화연대(준)와 나눔문화, 인권연대, 국제민주연대, 참여연대가 주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얼마 전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들을 공격해 비무장한 9명을 살해했다. 대통령 시몬 페레스는 이 끔찍한 범죄를 “우리 자신을 방어하려고 내린 조처”라고 정당화했다. 가자지구도 여전히 봉쇄 상태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자와 정상회담을 하고, 환영 만찬까지 연다. 더구나 페레스는 이번 만남에 군수업자들까지 데려와, 한·이스라엘 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들은, 이는 반전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인들뿐 아니라 중동과 전 세계인들의 열망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때이른 폭염 속에서도 경계를넘어, 나눔문화, 대학생나눔문화, 다함께, 민주노총,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예수살기, 인권연대, 참여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40여 명이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가자지구 봉쇄 해제, 학살 책임자 처벌과 사죄, 점령촌 건설 중단과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을 요구했다.
“끔찍한 범죄”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는 이스라엘이 “못된 짓”을 일삼으며 종교를 내세우지만 “하나님의 뜻은 이 세상 어떤 피조물도 생명을 유지하고 번성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사회를 맡은 다함께 김덕엽 활동가는 “시몬 페레스가 ‘비둘기파’로 불리지만 ‘이스라엘 영토에서 지니는 우리의 역사적인 권리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안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며 “조폭의 비둘기파와 무엇이 다른가” 하고 물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렇게 더운 날 우리는 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분리 장벽은 마실 물, 최소한의 식량도 차단한다”고 폭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구호선까지 공격한 것은 “인류 역사가 기억해야 할 끔찍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구호선을 공격한 이후 꾸준히 1인시위를 한 단체 중 하나인 사회당의 최광은 대표는 용산참사를 예로 들며 이명박이 페레스에게 “친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눔문화 김재현 연구원은 페레스가 한국에 와서 논의하는 주 내용이 경제 협력과 무기 거래임을 들어 “메이드 인 코리아 무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겨눌 수도 있다. 이명박은 G20을 개최한다며 ‘국격’을 외치지만 평화보다 분쟁의 씨앗만 심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간단한 퍼포먼스를 한 후 기자회견을 마쳤다. 참가자들이 회견문의 마지막 문장들을 따라 외치자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구호를 외쳤다”며 “미신고 옥외집회를 하고 있다. 자진 해산하라”고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경찰은 참가자들이 ‘학살’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스라엘 국기 모형에 빨간 손바닥 도장을 찍자 “큰 실례”라고 호통을 쳤다.
사회자 김덕엽 활동가는 “경찰은 진정한 범죄자는 내버려두고 평화·인권·민주주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긴급하게 기획된데다 경찰도 방해를 했지만, 많은 단체들이 뜻을 모아 가자지구 봉쇄와 전쟁 동맹에 반대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학살 국가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 방한 규탄 기자회견문]
가자지구 봉쇄를 즉각 해제하라
전 세계가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는 지금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가 8일 방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5월 31일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 6척을 공격해 비무장한 구호 활동가 9명을 학살했다. 사망자 전원은 중무장한 특공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시몬 페레스는 ‘정당방위’였기 때문에 연기할 이유가 없다며 방한을 강행했다.사망자가 발생한 마비 마르마라호에 탑승한 그리스 출신 활동가 디미트리스 필리오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격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송출하려던 터키 활동가가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이것이 시몬 페레스가 말하는 ‘정당방위’의 진실이다.
우리는 학살을 저지르고도 반성은커녕 여전히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을 가로막고, 심지어 학살 만행 직후에도 팔레스타인 난민촌 인근에서 4명을 살해한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의 방한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라.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이명박 정부는 ‘공식’방문에서 ‘실무’방문으로 시몬 페레스의 방문을 격하했지만, 한국은 강제조항 없는 유엔인권위 결의안 표결조차 기권하며 이스라엘을 사실상 두둔했다. 또한 정부는 시몬 페레스를 여느 국빈 못지않게 극진히 맞이 했다. 시몬 페레스를 위해 환영 만찬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주제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방한 기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대들을 의식해 ‘철통 경비’를 지시했다.
시몬 페레스가 꿈꾸는 ‘미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시몬 페레스는 오슬로 협정으로 중동 평화에 기여했다는 명분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오슬로 협정은 서안과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 국가의 지배권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이 때문에 오슬로 협정은 가자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점령민 수가 20만 명에서 40만 명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끔찍한 ‘미래’를 가져왔다.
또한 “25만 명의 아랍인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 데이비드 벤구리온의 적통임을 증명했다. 시몬 페레스는 여전히 1백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큰 감옥’에 가두는 가자지구 봉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시몬 페레스는 이번 방한으로 한-이스라엘 협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한-이스라엘 협력 강화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관계를 단절하기를 원한다. 이스라엘이야말로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중단하도록 국제사회에서 고립돼야 할 진정한 범죄국가다.
우리는 아랍권 국가와 유럽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 규탄 시위와 스웨덴 항만노조의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입·출항 작업과 화물 하역 거부 방침을 적극 지지한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중단시키기 위해 우리는 반전평화단체들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할 것을 다짐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즉각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라!
학살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제사회에 사죄하라!
점령촌 건설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점령을 즉각 중단하라!
2010년 6월 1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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