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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전교조 전북지부 지부장 인터뷰:
“진보교육감은 교원평가 반대 소신을 지켜야 해요”

이명박 정부가 경쟁교육을 강화하고 교사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교원평가제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편법적으로 법을 고쳐가며 시·도 교육청이 교원평가를 시행하도록 강요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진보교육감들이 이런 압력에 굴복해 교원평가제를 수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도 교과부의 안을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보여 전교조 전북지부는 4월 26일부터 전북 교육청 접견실을 점거했고 지부장은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4월 27일부터 단식을 하고 있는 김정훈 전교조 전북 지부장을 인터뷰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선거 당시 공약이 교원평가 반대였습니다. 교사들을 서열화하는 교원평가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발표하면서 전국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요.

그런데 교과부는 체크리스트 방식의 교원평가를 고집하면서 교육감을 압박했습니다. 체크리스트는 여러 가지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겁니다. 점수가 낮게 나온 사람들을 징벌형 강제 연수를 시키고 결국 구조조정하려는 겁니다.

이런 교원평가는 결국은 학생들 성적 경쟁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학교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부 몰지각한 교장선생님은 초등학생들을 9시까지 공부시킵니다.

그런데 교원평가까지 하면 애들을 더욱 닥달해 점수 올리는 구조로 가지 않겠습니까.

가장 끔찍한 모습입니다.

김승환 교육감은 처음에는 체크리스트 방식을 거부하고 수업에 한해서만 서술형 평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연수도 강제 연수가 아니라 ‘자율’ 맞춤형 연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교과부는 말 안 들으면 예산 1백70억 원을 깎겠다, 전문직 장학사 수 줄이겠다, 시도 교육청 평가를 최하위로 주겠다,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며 압박을 넣었어요.

4월 26일에 김승환 교육감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했더니 여러 가지 교과부 압력도 있고 해서 체크리스트 방식을 병행하는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어요.

저희는 교과부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소신을 지켜달라고 말하면서 농성에 들어갔어요. 계획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상황이 이러해서 주저앉게 된 거예요.

김승환 교육감을 만드는 데 전라북도 진보세력들이 온 힘을 다 바쳤는데 …. 지금 이 상황은 밥 굶는 것보다 더 마음이 아프네요.

물론 여섯 진보교육감들의 행보는 여러 가지 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학교 혁신운동도 그렇구요. 학생인권 조례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원평가를 두고는 전북, 강원, 서울, 광주 정도가 반대를 했는데 지금 와서 다 무너졌죠.

소신과 철학

김승환 교육감도 지금까지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고 했던 점은 충분히 인정을 합니다.

교과부의 압력이 있다는 점도 인정을 하구요.

그렇지만 지금 와서 이렇게 타협하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그런 압력은 모든 사안마다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진보교육감은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소위 우리가 MB 특권교육이라고 했던 요소에 반기를 들고 당선한 거 아닙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자기 소신을 분명히 밝히고, 교과부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요구를 넘어서 자기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해 봐야 합니다. 그게 자신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입니다.

30여 단체가 포함된 전북 교육혁신네트워크나 연대 단체들은 원칙 있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데 시정명령이 내려오면 전북 도민의 이름으로도 맞설 수 있고요. 교육감은 교과부에 끌려갈 것이 아니라 이런 세력들을 믿어야 합니다.

저희는 진보교육감에 대해 협력할 건 협력하고, 비판하고 투쟁할 건 투쟁할 겁니다.

4·27 재보선 이후에 정치 환경도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투쟁의 동력을 끌어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지부가 하는 투쟁이 불씨가 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경쟁교육을 심화할 교원평가를 저지하는 투쟁에 모두 함께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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