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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은 진보대통합 대상이 아니다

 이 글은 7월 7일 다함께가 성명서로 발표한 글이다. 

진보대통합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서 6월 초에 최종 합의문이 나온 이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각각 당대회를 통해 이 합의문을 승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진보대통합 논의가 계속 진척되고 있다. 당대회 이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각각 수임기구들이 구성됐고, 양당의 수임기구들은 첫 회의를 열어서 진보대통합 추진을 더 구체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국민참여당도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를 하겠다며 진보대통합에 함께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진보진영에서도 진보대통합에 참여당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 발표 직후부터 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킬지 논의하자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리고 유시민과 공동으로 나눈 대담을 엮은 책까지 출판했다. 민주노동당 전국학생위원회 지도부도 자신들이 7월 말에 개최하는 ‘진보정치캠프’에 유시민을 연사로 초청하려 한다. 민주노동당 수임기구 첫 회의에서도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을 진보대통합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논의 안건을 제출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민주노동당 지도부(당권파)가 참여당까지 포함해서 통합 진보 정당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관측의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참여당은 결코 진보대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서도 안 된다.

우선 참여당은 ‘신자유주의 반대’라는 민주노동당이 밝힌 진보대통합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참여당은 신자유주의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적이 없고,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과 파병에 대해 반성, 성찰하라는 진보진영의 비판에 대해서도 계속 거부해 왔다.

참여당 대표 유시민은 반성 요구가 “양심의 자유에 침해된다”며, “한미FTA는 근본적으로 잘못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거나 “[앞으로도 해외 파병을] 한다, 안 한다 말하는 것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오히려 “진보개혁진영의 정당인들도 자기 몫의 성찰을 해야 한다”며, “진보정치세력이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활동에 집중하는 이른바 ‘소수파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단순히 합당을 하는 것이라면 우리 당이 함께하기는 어렵다”고 말해 왔다.

물론 최근 유시민이 전농을 방문해 한미FTA 추진에 대해 사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사과를 하면서도 “아무리 정책이 옳더라도 … [나라면] 지지자가 반대하는 FTA를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서, 한미FTA가 옳은 정책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한미FTA 추진의 기반이 된 ‘개방형 통상국가 건설’은 참여당의 강령에 명시돼 있는 것이다.

유시민과 참여당의 이런 태도와 정책은 자유주의적 자본가 계급에게서 돈과 인력을 충원하는 그 계급적 기반과 관련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유시민과 참여당이 설사 앞으로 반성과 성찰은 한다고 해도 그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시민은 진보정당들과 통합해서 몸집을 불린 다음 민주당과 대선 후보 단일화와 연립정부에 관한 협상을 한다는 계산에 따라 어느 정도 ‘반성과 성찰’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시민과 참여당의 친자본주의적 계급 기반은 이것이 일관된 실천과 정책으로 이어지기 힘들게 할 것이다. 집권 전에 내걸었던 온갖 진보 개혁 약속들을 어기고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를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의 경험이 이미 그것을 보여 줬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지도부 등은 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진보대통합은 노동자 진보정당들의 통합이 돼야지, 진보정당과 자유주의적 친자본가 정당의 통합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 그것은 노동계급의 단결이라는 진보대통합의 취지와 정면으로 어긋난다. 오히려 노동계급의 단결을 해친다. 이정희 대표가 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했을 때, 진보신당과 진보교연뿐 아니라 민주노총 산별 대표자들이 반발했고, 심지어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강기갑 의원과 권영길 의원이 반발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구나 자유주의적 친자본가 정당과의 통합은 진보진영과 진보정당들을 우경화시킬 수밖에 없다. 최근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급진적 성격의 강령을 폐기하고 온건한 강령으로 대체한 것도 참여당과 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였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후퇴는 참여당과 통합이 본격화될 수록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물론 진보정당과 진보진영은 참여당 지도부와 그 평당원, 지지자들을 구분해야 하고, 참여당 평당원과 지지자들을 진보 쪽으로 견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08년 촛불 이후 급진화된 노동자와 청년 학생들이 참여당 평당원과 지지자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시민과 참여당 지도부를 진보로 포장해 주고 그들을 진보대통합에 동참시키는 것은 그것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진보정당과 참여당의 차별성은 흐려지고 참여당 지지자들은 굳이 진보정당 편으로 넘어올 이유를 못 느낄 것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급진좌파들이 강력한 진보대통합을 이루면서 참여당과 차별되는 급진적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행동 속에서 그것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럴 때 진정 참여당 지지자들을 진보 쪽으로 견인할 수 있다.

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