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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대통합을 지지하면서 대안을 제시해야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진보대통합 추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급진좌파는 진보대통합이 진보정당 상층 지도자들의 선거 책략일 뿐이라는 식의 태도를 취한다. 또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주도 속에 진보대통합이 민주대연합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그 의의를 깎아내린다.

6월 11일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을 위한 최종 합의문 선포식 단결을 바라는 대중의 염원에 바탕을 두고 있는 진보대연합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는 대중과 소통하기 힘들다.

그러나 진보대통합은 단지 상층 지도자들의 의지가 아니라 진보를 염원하는 대중의 단결 염원에 바탕을 두고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저지할 대안으로 진보정당의 분열이 아니라 단결을 바란다. 실제로 2008년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그 후 각종 노동자 투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진보대통합을 민주대연합과 연결시키는 것도 단지 상층 지도자들의 술수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과 손을 잡아서라도 이명박을 물리치고 박근혜의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급진좌파는 진보적 대안을 염원하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진보대통합을 분명히 지지하면서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반성문

물론 진보대통합을 노동자들의 투쟁과 단결보다는 선거에서 민주당 등과 동맹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컨대, 현재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는 “미래 협력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자리에서 과거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려 한다.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최근 ‘수권정당’과 ‘집권’을 강조하고 있는데, 현재 민주노동당(또는 통합 진보정당)의 단독 집권보다는 민주당과의 연립정부가 ‘집권’ 가능성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통합 진보정당에 참여당을 포함시켜 ‘몸집’을 키우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참여당은 현재 진보대통합의 기준으로 제시돼 있는 반신자유주의와 맞지 않다. 최근 유시민은 한미FTA 추진, 이라크 파병은 “합당”했다며 과거를 반성하라는 진보진영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하면 진보의 외연이 확대될 수 있겠는가” 하고 말했다.

구애

이 때문에 진보대통합을 위해 불출마 선언까지 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민주당 정부 때] 전두환, 노태우 정권보다 더 많은 노동자가 구속됐다”며 참여당과 선을 그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총도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참여당에 ‘구애’하는 것을 보며 ‘진보대통합보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관심있는 거냐’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진보진영의 단결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진보진영이 민주당과 분명히 선을 긋지 않으면 민주노총과 진보양당 대변인을 했던 손낙구 씨가 민주당 손학규 품으로 떠나간 것 같은 일도 반복될 수 있다.

민주당은 결코 믿을 만한 동맹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은 최근에도 한나라당과 손 잡고 검찰 개혁 포기, 한미FTA 여야정 협의체 구성, KBS 수신료 인상안 합의 등을 시도한 바 있다. 민주당 손학규가 이명박과 영수회담에서 유일하게 합의한 것은 대학 구조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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