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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파업에 승리를!:
파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언론 파업이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싸움에 나선 MBC는 역대 최장기 파업의 기록을 깼다. 최근엔 방송사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예능부장 4명이 보직을 내놨다. 이로써 예능 제작 차질은 확대될 듯하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2.1퍼센트까지 떨어져 “애국가 수준”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외주 제작으로 만들어진 〈일밤〉은 1.7퍼센트 시청률로 밑바닥을 기었다.

낙하산 주범은 MB 3월 23일 언론 노동자 총궐기대회. 투쟁의 판을 키워 ‘불공정 방송’의 원흉을 쓰러뜨려야 한다.

파업 지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신영복·조국·공지영·안철수 등이 노동자들을 응원한 데 이어, 방송 작가들과 영화인들도 파업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프랑스·독일·벨기에·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지지 서한도 도착했다.

그러나 사측의 대응도 강경하다. MBC 이용마 기자는 끝내 해고됐고, KBS에서도 ‘프로그램 복귀 불가’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간부에 대한 손배 가압류도 가해지고 있다.

조중동은 노동자들이 “민주통합당과 합작”해 정치적으로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지금 언론 노동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민주통합당이 아니라, 대중의 개혁 염원이고 노동자·민중의 목소리다.

“지난해 한미FTA 정국에서 국민의 질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주 강정마을에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우리는 이제 ‘조중동 찌라시’가 되길 거부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선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은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일부 좌파들처럼 ‘민주당 돕는 투쟁’이란 식으로 이 투쟁을 방관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에 대한 태도 문제는 운동 진영 내부에서도 논란 거리다. 손석춘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MBC 출신들이] 줄줄이 민주당에 ‘포진’해 있는 상태에서 정치인들과의 관계 설정에 엄정한 경계심이 없다면, 방송 파업은 한낱 정쟁 차원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파업 지지나 지원을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손 교수의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그는 옳게도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방송 통제가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더구나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조중동 종편과 미디어법 문제에서 계속 정부·여당에 타협하며 대중의 뒷통수를 쳐 왔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언론노조 출신 인사가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하거나 언론노조 지도부가 그것을 지지한 게 아쉬운 이유다.

대정부 투쟁 전선

무엇보다 투쟁 지도부는 힘을 더 키우고 결집하는 데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지금 언론 파업의 주된 방향은 “대항 콘텐츠로 총선을 보도해 파업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데 있다.

물론, 파업 노동자들이 제작·방송하고 있는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 뉴스9〉 등 팟캐스트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본·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을 전하는 이런 팟캐스트들은 정말 반갑다.

그러나 냉철히 말해, 이것이 투쟁의 힘을 대체할 수는 없다. 광범한 연대로 대정부 정치투쟁 전선을 치고,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KBS 새노조 지도부가 〈1박2일〉 PD의 현장 복귀를 허용한 것은 아쉽다. 오히려 오상진 아나운서가 전현무 씨의 파업 불참을 공개 비판한 것이 옳다.

YTN노조가 “방송 경쟁력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무기한 파업 돌입을 주저하는 것도 아쉽다. 정부와 사측은 작정하고 몰아치는데, 우리 측이 신사답게 굴 이유가 없다.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방송사에선 외주화가 상당히 진척됐다. 이 때문에 파업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외주화는 방송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키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도 동반해 왔으므로, 그동안 이를 막지 못한 것은 패착이다.

지금이라도 열악한 환경의 스태프와 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요구를 함께 내걸고 단결해야 한다. 이들을 노동조합으로 끌어들일 필요도 있다.

KBS나 연합뉴스 노조도 더 많은 노동자들(수습기자를 포함해)을 파업에 동참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이 투쟁이 가진 정치적 성격을 부각시키며 더 광범한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최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루 연대 파업’안에 60여 명(당일 참가 대의원의 20퍼센트 이상)이 연서명한 것은 노동자들의 관심이 적잖다는 점을 보여 준다.

민주노총은 언론 투쟁을 지지하는 하루 파업 등에 나서며, 대규모 연대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 이 싸움에서 누가 기세를 잡느냐가 향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KTX 민영화 반대 등 여러 투쟁들을 함께 결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사 노조들이 3월 25일 민중대회에 동원하지 않는 등 다른 투쟁과 힘을 합치지 않는 것은 지금 이 투쟁의 약점이다. 각개약진해서는 승리를 거머쥐기 어렵다.

총선 전에도, 이후에도 우리는 힘을 집중해 함께 이명박에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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