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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가 노동자들에게 이로운 까닭

이명박의 무상보육 후퇴 시도는 지배자들이 결코 호락호락 복지 확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단지 재정적자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해에 추가된 예산에 현재 부족분까지 다 합쳐봐야 0~2세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정은 3조 원 정도인데 이는 4대강 사업에 들어간 연간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돈 문제가 아니”라며 “교육 방향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한 정책 방향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 말이다. 보육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면 교육은 왜 그럴 수 없을까? 의료는 왜 그럴 수 없을까? 무상보육 같은 보편적 복지 정책은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는 투쟁을 자극할 수 있다. 무상급식 논란과 함께 복지 논쟁 지형 전체가 좌경화한 것에서 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명박은 대중적 반발이 불보듯 뻔하고 새누리당도 당장 선거를 의식해 자기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보육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려 했다. 이는 거꾸로 오늘날 왜 ‘보편적 복지’를 요구해야 하는지 잘 보여 준다.

첫째, ‘복지병’은커녕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시달려 온 이 나라 노동계급 전체에게 보육·교육·의료 복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최하층 빈민뿐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정부가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를 바란다.

보편 복지 요구의 핵심은 정부가 엉뚱하게 왜곡하듯 재벌 손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자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가난함을 입증해야 굴욕감 속에서 복지를 제공받는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재벌·부자들에게 훨씬 많은 세금을 거두자는 것이다.

둘째, 선별적 복지 체계 아래에서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복지 혜택을 받지는 못하면서 세금만 부담해야 하고 비정규직은 세금을 안 내니 질 낮은 복지를 감수하거나 그조차 기대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는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키려 한다.

따라서 재벌·부자들에게 과세해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라는 요구는 정규직·비정규직에게 모두 이롭고 이들이 단결해 복지 확대에 반대하는 기업주·부자 들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단결할수록 특히, 잘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싸운다면 개혁을 쟁취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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