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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우파의 걸레이자 흉기로 쓰여 온 국정원

국가정보원(전신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이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선거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KAL기 폭파 사건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의문점과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은 노태우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

1997년 12월에도 안기부는 북한 정보 기관과 합작해 당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의 낙선을 위한 음모를 꾸몄다. 안기부는 ‘총풍’*을 재연해 달라고 북한쪽 보안 기관원들에게 요청했다.

당시 안기부는 월북한 천도교 전 교령인 오익제가 김대중에게 보낸 편지를 이용해 김대중을 용공으로 몰아가는 공작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중앙정보부·안기부는 우익·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 구실을 했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았다. 각종 조작과 고문과 협박, 의문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희생됐다.

1967년 동백림 사건, 1974년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1992년 남한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의 조작된 ‘간첩 사건’은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는 데 이용됐다.

정보기관은 노동운동 사찰과 탄압을 진두지휘했고, 민주노조를 건설하려는 많은 활동가들을 고문했다.

이런 추악한 역사를 보면,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한 국정원의 선거 개입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광범한 분노 때문에 지배자들 중 일부는 국정원 개혁과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제한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걸레를 빨거나 한 부분만 잘라낸다고 해서 수건으로 쓸 수 없듯이 국정원의 더러운 역사는 이름을 뭘로 바꾸든 그 본질을 바꿀 수 없음을 잘 보여 준다.

게다가 국정원의 국외 활동은 ‘내부의 적’을 찾아내 감시, 추적하는 국내의 모든 활동과 분리될 수 없다.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은 국내의 ‘친북좌파’에 대한 탄압과 연결돼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에서 소수 지배자들이 착취·억압의 지배체제를 유지하려면 비밀 경찰 등 억압기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종북 마녀사냥’과 조작, 저항 운동 감시·탄압을 본업으로 하는 국정원 자체를 해체하겠다는 방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