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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KTX 민영화 질주에 맞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파업에 돌입해야 한다

박근혜발 민영화 폭주기관차가 공공서비스 파괴와 인력 구조조정의 재앙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정부는 철도 민영화를 위한 국토부-철도공사 간 TF, 수서발 KTX 운영 준비단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예상대로 철도공사 사장 공모는 ‘코드’ 인사를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8월 14일 KBS는 국토부가 미리 낙점한 ‘믿음직스런 민영화 사장’ 정일영 선임을 위해 철도공사 임원추천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정일영은 이명박 정부 때 철도 민영화 정책을 추진했던 자이고, 인천공항 지분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추진한 경력자다.

철도노조는 이것이 국토부가 9월 중 철도공사이사회를 개최해 철도공사 지분만으로 수서KTX주식회사를 설립하게 하려는 시나리오라고 전망한다.

철도공사 사측도 최근 1인 승무제 확대, 순환 전보, 외주화 등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며 민영화 사전 정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 정부는 최소한의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낙하산을 꽂아 막무가내로 철도 민영화로 돌진하고 있다. 애초에 박근혜가 “국민적 동의” 운운했던 것을 집어던지고서 말이다.

그래서 진보진영 내에선 국회 특위 구성 등 이른바 ‘사회적 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회 특위 등을 통해 민영화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고, 투쟁에 유리하게 작용하길 바라는 심정에 공감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벌써 몇 달째 당내 특위 구성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하겠다던 계획도 흐지부지되는 등 꾀죄죄한 면모만 보이고 있다. 설사 민주당이 나선다 해도, 새누리당이 버티는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가 특위 구성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실제 정부를 압박해 민영화 추진에 제동을 걸려면, 노동자들의 강력한 파업과 광범한 연대 투쟁을 건설하는 데 확고한 중심을 둬야 한다. 그래야 정치 쟁점화도 될 수 있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돌진하는 박근혜를 막을 수 있다.

추석 연휴 직전

8월 13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담화문을 발표해 “철도분할민영화 정책을 바꾸고 저들의 ‘수서KTX주식회사’ 출범 일정에 파열구를 내기 위한 총파업을 실제로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옳은 말이다.

철도노조는 8월 7일 확대쟁대위에서 “KTX 법인 설립 시 총파업”을 결정하면서 시기를 9월 초로 예상했다. 9월 초 KTX 법인 설립 시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착착 갖춰나가야 한다.

열차를 멈춰 민영화를 멈춰 세우자 노동자 파업과 사회적 연대가 결합돼야 한다. 7월 13일 철도-KTX 민영화 반대 범국민대회. ⓒ이미진

그런데 9월 초에 KTX 법인 설립이 안 될 경우 파업 시기를 법인 설립과 연동해 무한정 연기하는 것은 우리 편에 이롭지 않을 수 있다. 정부가 민영화를 위한 제반 절차를 진행하면서 법인 설립 시점만 늦춰 노조 대응의 김을 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인 설립 시점만 쳐다보기보다는 우리 편의 사기와 조직력이 좋고, 파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 이런 때는 철도 이용이 가장 많은 추석 연휴 직전 시기일 것이다. 에어프랑스 노동자들은 1998년에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파업을 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은 파업 효과가 큰 만큼 언론의 십자포화를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고 노동자들이 대담하게 투쟁한다면 여론이 금세 지지로 돌아설 수도 있다. 만약 노조가 이 시기에 파업 돌입을 불사할 태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정부는 이를 역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이 정부의 정책에 맞선 파업이라며 무조건 ‘불법 파업’으로 몰아 강력한 탄압을 가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미 몇 차례 징계를 받은 고통스런 경험도 있다. 필수유지업무제라는 법망을 뛰어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정말이지, 필수유지업무제는 파업의 힘을 무력화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필수유지업무제를 넘어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워야 파업 효과가 있고, 효과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으며, 승리해야 탄압도 최소화할 수 있다. 불법을 피할 길이 없다면,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시켜서 정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어다.

KTX범대위와 전국의 여러 지역대책위들은 철도노조의 파업 돌입에 맞춰 적극적으로 연대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철도노조는 민주노총에게 연대 파업을 호소할 계획도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런 호소에 연대 파업으로 화답해야 한다. 이런 연대를 계속 광범하게 건설해 나간다면, 정부의 철도 민영화를 저지할 수 있다.

우파 정부 임기 첫 해라는 “높은 벽”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 정세는 노동자들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 강력할 것 같던 박근혜 정부는 공약 뒤집기, 국정원 게이트로 벌써 휘청대고 있고, 이런 틈을 비집고 올해 CJ대한통운택배, 건설노조 등 일부 노동자들은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철도 노동자들은 열차를 멈춰 “교통대란”, “물류대란”을 일으키며 이 사회를 뒤흔들 힘이 있다. 그리고 미리 전국적으로 조직된 대책위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89.2퍼센트의 역대 최고 지지로 파업을 가결시킨 노동자들의 힘과 투지를 계속 유지·강화해 나가자. 광범한 연대 투쟁의 태세도 갖춰 나가자. 8월 24일 2차 범국민대회로의 대규모 결집은 이를 위한 성공적 디딤돌이 될 것이다.

KTX-철도 민영화 저지 2차 범국민대회

8월 24일(토) 오후 2시 / 서울역

주최: KTX민영화저지범국본 / 민영화반대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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