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1인 승무제 반대 투쟁의 1차 승리:
“공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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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박세증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 지부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철도공사는 민영화를 앞두고 정부가 요구하는 강도 높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1인 승무제를 강요했어요. 그래서 1인 승무제 반대 투쟁은 민영화 반대 투쟁의 전초전이라 말할 수 있죠.
1인 승무용 열차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선로에서 그 성능이 발휘되는 건 아닙니다. 중앙선은 신호 시스템과 선로 조건이 낙후하고 한 선로에 상행과 하행 열차를 운행하는 단선 구간도 포함돼 있어요. 그래서 1인 승무는 매우 위험하죠.
경부선 화물열차의 단독승무는 보조 기관사 없이 기관사 한 명이 운행과 이례상황을 모두 책임지라는 겁니다. 특히 차량고장이나 이례상황시 옆 선로에 다양한 열차가 다니는 와중에 선로에서 혼자 사고 조치하는 건 엄청나게 위험하죠. 그만큼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큽니다. 이것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예요.
우리 지부는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투쟁 결의를 다졌습니다. 노동조건과 안전 문제는 조합원들에게 제일 피부에 와 닿는 문제였죠.
민영화 전초전
7월 15~18일 1인 승무 시범 운행 저지 투쟁에 정말 많은 조합원들이 꾸준히 함께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지시 불이행’ 운운하는 사측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시범 운행을 위한 팀장 탑승을 거부했어요. 그만큼 투쟁의 명분과 정당성이 있었던 거죠.
1인 승무제를 막아야 한다는 지부의 강한 의지와 계획도 조합원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 같아요. 매일 1인 승무 시범 운행 저지 투쟁을 하고 나면 항상 조합원들과 뒤풀이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시범 운행을 잘 막아 내서 조합원들의 사기가 많이 올랐습니다. 공사가 마음대로 1인 승무제를 강행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단결 투쟁으로 확실히 보여 줬습니다. 이런 경험은 나중에 뭘 하더라도 중요할 거예요.
특히 ‘철도 민영화 저지 지역대책위’ 분들이 철야 농성에 지지 방문도 오고, 투쟁 지지 대자보도 붙이는 등 시범 운행 저지 투쟁에 적극 연대하면서 큰 힘을 받았어요. 부지부장은 외대, 시립대, 경희대 등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우리 투쟁에 연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습니다. 시범 운행 첫날 아침, 시범 운행을 강행하려고 모인 사측 관리자들의 쪽수에 우리가 밀릴 뻔했는데 지역대책위 분들이 많이 와 줘서 힘을 받았습니다.
지역대책위가 1인 승무 시범 운행 저지 투쟁에 함께한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이 ‘단지 철도 민영화 반대 서명운동 수준에서뿐 아니라 구체적 현안 투쟁에도 함께할 수 있구나’ 하고 여기게 됐어요. 저도 조합원들에게 우리가 외롭게 싸우는 것이 아님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1인 승무제 반대 투쟁은 끝나지 않았어요. 현재는 ‘노사공동협의체’를 통해 ‘타당성’, ‘안전’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과에 따라서 또다시 충분히 격돌할 수 있습니다.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이 어떻게 되느냐도 1인 승무제 반대 투쟁의 변수입니다. 파업을 제대로 못하면 저들은 1인 승무를 다시 강하게 밀어붙이겠죠. 결국 힘의 관계고 조합원들의 단결된 투쟁과 연대가 중요합니다.
인터뷰·정리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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