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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호봉제를 막아 선 박근혜:
투쟁으로 쟁취할 길만 남았다

최근 청와대, 새누리당,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교육공무직 전환과 호봉제 같은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고도 “학교비정규직을 좋은 일자리로 끌어올렸다”고 자랑하는 정부의 행태는 노동자들의 분노만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는 1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해마다 재계약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기계약 전환을 피하려고 1년 내에 해고하는 것을 막을 방안이 없고, 무기계약직이 돼도 해고되는 일이 빈번하다. 게다가 시간제 교사나 강사 등 노동자 2만여 명은 아예 전환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미 강원도에서는 교육청과 노조가 단체협약을 해 3개월 이상만 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데 정부의 안은 이보다도 못하다.

정부는 노동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호봉제는 빼놓고 근속수당 인상안을 내놨다. 노조는 경력이 1년 추가될 때마다 최소한 3만 원씩 인상되는 호봉제를 요구해 왔다. 이조차 정규직의 40퍼센트 수준밖에 안 된다.

고작 김밥 한 줄

그런데 정부는 수당을 내년에 1만 원,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해마다 2천5백 원씩 인상하는 것을 대안이라고 내놨다. 그마저도 2년 이하와 14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은 제외돼 단 1원도 인상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고작 김밥 한 줄 더 주겠다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부실” 대책은 현재 박근혜가 처한 모순적 처지를 반영한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박근혜는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야 한다. 그러나 힘을 키워 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면 대결하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끌며 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섭에서 더 논의하자며 시간을 끌고 있지만 또 뒤통수칠 게 뻔하다. 전남 교육위원회가 교육공무직 조례를 부결시킨 것에서 알 수 있듯 민주당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오랜 염원을 쟁취하려면 단결 투쟁이 필수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조들이 참가한 6월 22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대회. ⓒ이미진

따라서 요구를 쟁취하려면 강력한 투쟁으로 박근혜 정부를 몰아붙여야 한다. 그동안의 투쟁과 성장 과정이 보여 줬듯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럴 만한 힘이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밝힌 9월 말~10월 초 파업 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1만 1천 개 학교를 멈추겠다”는 의지를 현실로 만들 때 정부도 더는 시간을 끌며 노동자 우롱하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발표는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기회로 삼아 지역과 직종별로 벌어지는 교섭과 투쟁에 조합원들을 결집시키면서 투쟁의 수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또,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유린에 맞선 투쟁에 함께하면서 사회적 지지를 키우고 조합원들의 자신감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