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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전선이 선거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다

최근 프랑스에서 파시스트 국민전선(FN)이 크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 반자본주의신당(NPA)의 인종차별반대위원회, 그리고 반파시스트동맹 코넥스에서 활동하는 드니 고다르가 전한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파시스트 정당 국민전선(FN)이 다음 대선(2017년)에서 승리할 것인가? 프랑스 좌파 대부분은 국민전선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오직 이 질문만 던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전선은 최근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1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 방 먹은 것이고, 따라서 다음 대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석은 좌파를 마비시킬 뿐이다.

이번 선거는 국민전선이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전진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국민전선은 지역 캠페인과 자당 소속 공직자들을 통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민전선은 활동가 기구를 만들고 있고, 국가기구 내 입지를 넓히고 있고, 합법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전선은 5백만 표 넘게 득표했다. 이번에 치러진 광역의회 선거는 보통 군소정당에게 불리하다고 여겨졌다. 모두 2천 곳 이상의 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졌는데, 그전까지 국민전선의 의석은 겨우 한 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4곳에서 당선을 확정했고, 무려 1천1백 곳에서 결선에 진출했다. 98개 도(道) 중 43곳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민전선이 기초자치단체[commune] 선거에서 14석을 얻었을 때, 일각에서는 국민전선 당선자들이 불신을 자초하게 되기를 내심 바랐다.

그러나 국민전선은 지난해 승리한 지역에서 올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프랑스 남부 베지에가 대표적이다.

베지에를 보면 국민전선이 어떻게 당원들을 훈련시키고 그 지지자들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만드는지 알 수 있다. 베지에의 기초자치단체장은 선거 일주일 전에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모임을 조직했다. 또 프랑스와 알제리의 전쟁[알제리 독립전쟁]이 끝난 것을 기리는 이름의 도로를, 알제리 독립에 반대해 쿠데타를 지원한 장군의 이름으로 바꿨다.

국민전선은 전체 선거구의 93퍼센트에서 후보를 4천 명이나 세웠다. 국민전선 후보들의 인종차별적 “말 실수”가 이번처럼 많았던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국민전선의 표는 더 늘었다.

민병대

말실수보다 더 사악한 것도 있었다. 선거 몇 주 전에 국민전선 당원들은 남부에 위치한 타른 도(道)의 농부들이 민병대를 조직하도록 지원했다. 그 민병대는 환경 단체들의 댐 건설 반대 시위를 폭력적으로 막았다. 며칠 뒤 노동조합총연맹(CGT) 소속 항만 노동자들이 국민전선 당원들과 함께 환경 단체를 공격했다.

타른 도(道)에서 국민전선의 영향력이 아주 강해 23개 선거구 중 18곳에서 결선에 진출했다.

주류 정당의 대응은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최악이었다. 1차 투표일 오후 중도좌파 총리 마뉘엘 발스는 국민전선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전선 지지자들의 염원에 귀 기울일 생각이 있다고 말하며 법치와 “세속주의”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놨다. 무슬림을 공격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대학의 히잡 착용 금지, 일선 학교 급식에서 무슬림과 유대인을 위해 제공한 돼지고기 없는 식단 없앨 것, 대테러용 첨단 무기 구입이었다. 그 순간 정부는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새로운 정책을 통과시키고 있었다.

파시즘이 사회에 정착하면 의기양양해진다. 선거는 그것을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프랑스에서 파시즘이 한 걸음 더 내디뎠음을 보여 준다.

선거 전날인 3월 21일 국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있었다. 20개 도시들에서 1만 명 이상이 참가해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오직 평등을” 하고 외치며 행진했다.

130개 단체들이 이 행동에 함께했다. 특히 파리에서 벌어진 행진은 참가자들의 다양성을 보여 줬다. 그 행진은 아주 요란했고, 노동계급과 많은 소수 인종 사람들이 참가했다.

비록 일부 좌파 정당들은 보이콧했지만, 다른 많은 단체들이 열의 있게 참여한 것은 일부 프랑스 좌파가 마침내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었다.

그런데 수년 동안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들 중 이번 시위가 가장 컸다는 사실은 프랑스 좌파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약해졌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을 바꿔 낼 수 있는 것은 이번 성과에다 노동자들의 반긴축 투쟁을 결합하는 것이다.

더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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