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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의 지지율 역대급 급락, 왜?

지난달 문재인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정치혁명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촛불혁명이 있었다.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프랑스·한국의 대통령이 됐으니 공통점이 많다.”

마크롱은 파키스탄계 영국 좌파 저술가 타리크 알리가 “극단적 중도파”라고 부른 정치 성향에 딱 어울리는 인물이다.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당의 우파와 중도우파 공화당 일부의 지지를 받으며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창당한 지 얼마 안 된 마크롱의 신당 ‘전진하는 공화국당’이 5월 대선에 이어 6월 총선에서도 승리한 것, 기성정당들의 지지율이 폭락하며 수십 년 된 양당 구도가 깨진 것 등을 보면, 한국판 “극단적 중도파”인 문재인이 “공통점이 많다”고 한 것도 이해할 만한 구석이 없지 않다.

노동자 투쟁 예고로 "힘든 9월"을 앞두고 있는 마크롱

국민의당 이언주도 지난달 ‘마크롱 현상: 한국 정치발전의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언주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을 두고 “미친 놈들”, “밥하는 동네 아줌마가 왜 정규직이 돼야 하는가” 하고 비난하며 여성과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노동을 노골적으로 천대하고 무시해 뭇매를 맞았던 자다. 정책토론회 자리에서 이언주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을 목표로 해야 정치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름으로 주류 양당 사이에 낀 자당의 신세를 투영해 마크롱의 선거 승리에서 희망을 찾는 것일 게다.

그러나 올해 프랑스의 대선과 총선은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기권표와 무효표도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마크롱은 프랑스 전체 유권자의 약 15퍼센트의 지지만을 받았을 뿐이다.

또, 선거 전후의 상황을 넓게 보면 프랑스 정치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양극화의 압력 속에 있다. 나치 정당인 국민전선과 급진좌파 정당인 ‘불굴의 프랑스’의 성장이 그것을 보여 준다. 정치 양극화의 배경에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장기적 경제 침체가 있다. 그러므로 정치 양극화의 압력도 그만큼 지속될 것이다.

그 속에서 마크롱은 좌도 우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래서 좌우 모두의 공격을 받으며 크게 약해질 수 있다. 이 점을 보며 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NPA) 소속의 사회주의자 바니나 주디첼리는 “마크롱은 역대 가장 약한 대통령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마크롱은 집권한 지 두 달 만에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7월 말 국정 수행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36~54퍼센트로,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하락세는 분명하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취임 초 지지율이 이렇게 급락한 경우는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때 15퍼센트포인트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마크롱 자신도 연루된 비리 추문, 국방예산 감축에 반발한 합참의장의 사임, 긴축재정으로 공격이 예고되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와 연금 생활자들의 불만, 즉 좌와 우 모두의 반발이 그 요인으로 거론된다.

게다가 공산당 친화적 노총인 노동총동맹(CGT)은 물론 사회당 친화적 노총인 민주노동자총연맹(CFDT)도 9월에 노동개악 반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급진좌파 ‘불굴의 프랑스’의 대표 장뤽 멜랑숑도 “휴가철이 지나면 노동개혁 반대 등을 위한 본격적인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마크롱의 반노동자적 성격을 고려할 때 정의당이 마크롱의 승리를 환영한 것은 유감이다.)

마크롱에게 힘든 9월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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