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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는 해방을 향한 거대한 염원과 분노를 보여 준다

영국의 닉 클라크가 이란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니마 솔탄자데의 도움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 소식을 전한다.

실업, 빈곤, 부패, 정치 엘리트에 항의해 이란을 휩쓸고 있는 대규모 시위는 정부군의 잔혹한 탄압에 직면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란 전역 도시에서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 2009년 항의 물결 이래 최대 규모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1월 1일(시위 닷새째)에 확인된 사망자만 적어도 15명이다.

항의 시위는 12월 28일 마샤드라는 도시에서 시작됐다.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가 긴축재정과 물가 인상을 포함한 예산안 초안을 발표한 뒤였다.

그러나 시위는 다른 도시들로 빠르게 번지며 더 급진적으로 변했다.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에는 "로하니에게 죽음을", "부패가 줄어들면 우리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같은 것이 있었다.

이번 시위는 물가 상승, 저임금, 높은 실업률을 초래하며 수년간 심화한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개혁파" 로하니는 이란 경제를 대기업과 외국인 투자에 개방하겠다며 2013년 대선에서 당선했다. 이란의 개혁파들은 [그 개혁이 실행되면] 부(富)가 넘쳐 가난한 사람들에게로 흐르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상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란 대통령 로하니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개혁을 약속했지만 그의 집권 기간동안 대중의 고통은 커져 왔다

그러나 로하니 정부는 긴축재정을 추구했다. 그가 당선한 뒤로 파업이 더 흔하게 일어났다.

영국에 거주하는 이란인 활동가 아사드 케샤바리는 이렇게 말했다. "경제 위기가 심화돼 왔습니다.

"정부 부채가 커지고, 연기금이 고갈되고,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부패나 횡령과 관계된 돈의 액수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상황이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 줍니다.

"지난 3~4년간 [주요 산업 도시인] 아라크와 석유·가스가 풍부한 이란 남부 지역 노동자들이 중요한 파업을 벌여 왔습니다."

최초 시위는 이란 정계에서 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강경파'들이 조직한 것이라고 보도됐다.

그러나 이란 정계의 강경파든 개혁파든 대다수 이란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녹색 운동"이라고 불린 2009년의 대규모 시위 물결은 "강경파"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에 항의하는 운동이었다.

그 운동은 폭력적 탄압으로 파괴됐지만, 강경파는 2013년 대선에서 패배했다.

12월 31일 로하니는 정부를 "비판할 공간"이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도 "폭력" 시위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경고하는 연설을 했다.

그러나 로하니가 연설하던 그때, 경찰은 시위대를 공격하고 있었다. 어떤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경찰 폭력에 항의해 경찰서를 점거했다고 보도됐다.

아사드 케샤바리는 이렇게 말했다. "정권이 철권을 휘두르는 곳 어디에서든 민중이 엄한 응징에 나섰습니다. 지금의 운동은 놀라운 용기와 엄청난 분노, 자유와 사회 정의를 바라는 거대한 염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를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하려는 서방의 위선

이란의 시위는 뒤죽박죽이고 모순돼 있다. 우익적 목소리도 있고, 아랍 국가들에 적대적인 목소리도 있다.

중동 전역에서 엄청난 고통을 일으킨 데 책임이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세력은 기회주의적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란은 중동 지역 지배력을 둘러싸고 미국 동맹국들인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쟁에 골몰해 있다. [관련 기사: ‘트럼프의 개입 아래 격화하는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이란은 자신의 영향력 증대를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개입해 왔다.

최근 몇 달 동안 그 경쟁은 또 다른 처참한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보여 왔다.

이란의 시위대는 보통 사람들이 빈곤과 실업에 고통받는 와중에 전쟁에 돈을 쓰는 정부에 화가 나 있다.

어떤 시위대는 이렇게 외쳤다. "시리아에 대해서는 잊어 버려라. 우리를 생각하라."

어떤 시위대는 "내 삶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나 레바논이 아니라 이란에 바친다" 하는 더 민족주의적인 구호도 외쳤다. "우리는 아리아인이다. 우리는 아랍을 숭배하지 않는다" 하는 구호는 일부 시위대가 인종차별적 사상에도 열려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마침내 이란인들이 자신들의 돈과 부가 어떻게 도난당하고 있고 어떻게 테러리즘에 낭비되고 있는지를 잘 알게 됐다.

"그들은 더는 [그런 낭비를] 감수하지 않을 듯하다."

한편 이스라엘 언론은 이란 시위가 서방에 맞서는 이란의 정책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응해 이란 정부 관료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와 그 동맹들은 위선적이다. 미국 주도의 이란 제재 때문에 보통 이란인의 삶은 곤궁해졌고, 최근 트럼프는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난리다.

트럼프는 계속해서 이란과의 대결을 부르짖는데,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일으킨 전쟁들로 이 지역은 갈갈이 찢겨 있다.

이란에서 일어나는 아래로부터의 항의 시위는 엄연히 서방의 위선과 구별되는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갖고 있다.

그 운동은 지역의 어떤 강대국도 통제하지 못하는 운동으로 성장해 중동 전역 지배자들을 뒤흔들 수 있다.

그러려면 노동자들은 이 운동을 가로채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시도에 맞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