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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영국 지배계급 분열에서 득 보는 극우 나이절 퍼라지

21세기 영국 정치인 중 누가 가장 성공했을까? 암울하게도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는 [극우 정치인] 나이절 퍼라지라 답한다.

그럴 만하다. 보수당 소속 전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보수당의 득표를 위협하는 퍼라지의 영국독립당을 약화시키기 위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수용했다. 그러나 퍼라지와 그의 일당은 국민투표에서 승리했고 캐머런은 무너졌다.

축배를 드는 나이절 퍼라지 ⓒ출처 Steve Bowbrick(플리커)

이제 퍼라지의 브렉시트당은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왜일까? 브렉시트가 두 주요 정당과 두 정당이 지배하던 정치 체제를 혼란 속으로 밀어넣었기 때문이다.

보수당이 특히 그렇다. 많은 보수당 국회의원과 열성 당원 대다수는 유럽연합과 완전히 결별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많은 대기업들은 필사적으로 유럽연합과 되도록 많은 관계를 남겨 놓으려 한다. 보수당은 이 두 세력 사이에 끼어 있다.

둘 사이에 낀 현 총리 테리사 메이가 유럽연합 27개국과 맺은 합의는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메이는 그 합의를 하원에서 통과시키지 못했다. 브렉시트라는 난제의 주류적 해결책은 그 어느 것도 하원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은 마비 상태에 빠진 것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 점은 몇 주 전부터 이미 명백했다. 하지만 지금의 관심사는 노동당이다.

제러미 코빈이 좌파적 유럽연합 탈퇴라는 자신의 오래된 입장을 고수했더라면 2016년 국민투표 캠페인의 양상이 바뀌었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비극이다. 당시 예비내각을 장악한 노동당 우파는 코빈을 막아섰다. 이 때문에 국민투표는 한편으로는 유럽연합을 옹호하는 중도파, 다른 한편으로는 탈퇴 진영을 이끄는 보수당 우파와 영국독립당이 주도하는 판이 됐다. 양쪽 다 이주민을 적대하는 인종차별을 부추기며 즐거워했다.

국민투표 이후 코빈은 브렉시트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 덕분에 코빈은 2017년 6월 총선거에서 꽤나 큰 승리를 거두었다. 유럽연합 잔류파에게든 탈퇴파에게든 긴축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코빈은 호소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입장을 정리해야 할 때다.

노동당 우파는 브렉시트를 되돌리려는 두 번째 국민투표를 중심으로 사실상 잔류파를 지지하라는 압박을 가해서 코빈을 마비시켰다. 코빈은 굴복하지 않았지만, 노동당은 표류 상태에 빠져 브렉시트당과 잔류파 세력에 표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노동당과 보수당의 마비는 퍼라지에게 기회가 됐다. 퍼라지는 이번 큰 선거[유럽의회 선거]를 이용해 유럽 대륙에서처럼 극우를 영국 정치의 주요 선거 세력으로 부상시키려 한다.

그뿐 아니라 소위 “진보”라는 자유민주당, 녹색당, [보수당과 노동당 탈당 의원들이 창당한] 무능한 ‘체인지 UK’ 같은 잔류파 정당들도 노동당 지지자들을 노린다. 이 잔류파 정당들은 단지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코빈 정부를 두려워하는 대기업을 위해 더러운 일을 대신 해 주려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유럽의회 선거의 주요 쟁점은 더는 브렉시트가 아니다. 이제 쟁점은 지난 10년간 영국을 황폐화한 신자유주의적 긴축에 대해 노동당이 좌파적 대안을 내놓을 기회를 잡느냐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느냐 아니냐는 이에 견줘 부차적이다.

이 분석에 이견이 있다면, 보수당이 브렉시트당의 유럽의회 선거 승리에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해 보라. 메이는 되도록 빨리 무대에서 끌려나갈 것이고, 보리스 존슨은 퍼라지와 코빈의 위협을 물리칠 인물로서 차기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러면 브렉시트는 십중팔구 노딜 브렉시트로, 즉 합의된 것이 없이 시행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우파 보수당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와 되도록 밀착하는 노선을 밟을 것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이런 사태 전개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대한 노동당에 투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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