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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전에 들어간 미·중 무역전쟁:
그러나 막간극일 공산이 크다

6월 29일 일본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은 무역전쟁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시진핑은 미국산 농산물을 다시 구매하기로 했고, 트럼프는 3250억 달러에 해당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퍼센트의 관세 부과를 잠시 유예했다. 또 “안보에 문제가 없는” 장비들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 화웨이 제품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다시 탑재될 수 있다. 또 중국에게 필요한 처리장치나 칩 같은 IT 제품을 인텔, 퀄컴, 마이크론 등한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의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화웨이의 어떤 제품들을 미국의 통신 기업에게 판매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트럼프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래리 커들로는 화웨이가 여전히 ‘거래 제한 명단’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이번 합의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잠정적이고 일시적인 휴전일 뿐이고, 추가 협상으로 무역전쟁이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왜냐하면 무역 쟁점에서 미국과 중국 어느 편도 쉽게 양보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게 ‘중국제조2025’를 포기하고 미국의 기술 우위를 인정할 뿐 아니라 경제와 기술에서 미국의 감독을 수용하라고 요구한다. 당연하게도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협상이 재개됐지만 언제든 협상이 중단되고 다시 전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미·중 간 무역전쟁이 현재와 미래의 경제·기술 분야에서 누가 주도권을 장악하느냐를 둘러싼 대립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제국주의 강대국 사이의 갈등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재선 전략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다.

전면전

트럼프는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비길 데 없는 경제 상황을 이룩했기 때문에 [중국을] 크게 이기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경제 활동과 산업 생산은 급격한 하락을 겪는 일본과 유럽을 닮아간다.

지난 5월 미국 컨퍼런스보드 선행지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했음을 나타냈다. 또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1로 지난 200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내구재 주문도 계속 하락하고 있고, 운송 장비 주문도 마찬가지다. 애틀랜타 연준은행은 자체의 모델을 이용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1.3퍼센트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전문정보업체인 뱅크레이트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39퍼센트가 미국 경제가 좋지 않거나 나쁘다고 응답했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도 1966년 이래 최저치이지만, 상당수 미국인이 이로부터 혜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부의 분배가 더 불평등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하다. 6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49.4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이 별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다. 엄청난 국가 부채에 기반한 경기 부양책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위안화 폭락 가능성 같은 다양한 중국 붕괴설이 나돌고 있다. 중국 경제가 곧장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무역전쟁의 여파가 중국의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중 양국의 경제 상황이 무역전쟁 이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무역전쟁의 종전이 다가왔다는 일각의 분석은 사태를 뒤집어 보는 셈이다. 2008년 이래 10년 동안 지속된 장기불황이 미·중 무역전쟁을 초래한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역전쟁으로 양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면 두 나라는 더 강력한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미·중 간 무역전쟁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갈등과 긴장이 조금도 완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적 영역을 넘어 남중국해와 대만에서의 군사적 긴장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휴전도 일시적일 것이다. 제국주의 세계 패권을 두고 벌이는 미·중 간 갈등은 한두 해로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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