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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G20 회담이 미·중 무역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인가?

오사카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은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이는 무역전쟁의 막간극일 공산이 크다 ⓒ출처 GovernmentZA(플리커)

북반구와 제3세계의 주요 경제국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담은 2008년 금융 붕괴 시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서방 선진 공업국가가 모이는 기존의 G7 정상회담보다 더 중요한 구실을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다.

이런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소위 “신흥시장국들”이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응집력 있는 연합을 형성하지 못한 탓도 있다. 최근 들어 G20은 세계 경제의 두 거인 미국과 중국의 싸움터가 되었다.

군사 전략 연구가 에드워드 루트왁은 이를 “지리경제학적” 충돌이라 했다. 다시 말해 국가 간 적대가 주로 국경과 무기 체계가 아니라 (물론 이 또한 존재하지만) 무역과 투자를 둘러싼 갈등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주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에게 미국의 수출품을 더 많이 강매하는 것이고, 둘째는 시진핑이 산업의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 사업을 좌초시키는 것이다. 이 두 번째 목표를 배경으로 트럼프는 중국의 거대 IT 기업 화웨이를 공격하며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5월에 두 나라의 협상이 결렬되자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무역전쟁이 악화될 조짐이 보였다. 트럼프는 2000억 달러어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10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올렸고, 관세 인상을 3000억 달러어치 수입품으로 확대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6월 28일~29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별도로 만난 트럼프와 시진핑은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전날 중국은 미국산 대두 2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해 타협을 시사했다.

두 거인의 싸움터

미국 대두 농가들도 화웨이처럼 미·중 무역 전쟁의 주요한 볼모였다. 중국은 생활 수준이 향상해서 육류 수요가 증가했고 사료용 대두 수입이 크게 늘었다. 중국 시장은 세계 대두 무역의 60퍼센트를 차지한다. 지난해 6월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25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고 브라질 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로 공급처를 갈아탔다.

이번 대화 재개가 그저 제스처에 불과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1년 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도 성공적인 회담을 했다고 했지만 근래 무역협상은 실패했다. 트럼프의 북한 방문은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중국에게는 핵무기 개발에 관해 김정은을 압박할 경제적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은 흥미로웠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말처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몰두하면서 다른 G20 국가들이 양국 모두에게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역학관계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일본 쓰쿠바 시에서 열린 G20 경제장관 예비회담에서 중국은 산업 보조금과 철강 설비 과잉 문제에서 자기 편을 찾지 못했다. 한편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 체계를 개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데에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협조를 거부해 왔는데 말이다.

이는 트럼프 하의 미국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을 이끄는 전통적인 리더 구실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남긴 공백을 다른 G20 회원국(특히 주최국 일본)이 메우려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무역 연합인 유럽연합이 자기 문제로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곧 공석이 될 유럽연합의 주요 직책을 둘러싼 다툼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도 이런 상태의 징후다.

더 근본적으로 중국의 부상은 세계경제라는 무대에서 미국이 만든 규칙에 따를 생각이 없는 강력한 플레이어가 성장했다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정권이 그 규칙을 찢어버리고 있다는 점 또한 불안정성을 키운다. 그러나 다른 주요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선호하는 자가 트럼프 대신 백악관을 차지했어도 지금의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걸린 판돈은 바로 미국이 지배적 자본주의 국가로 남느냐의 여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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