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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 폐지” 2019 전국이주노동자대회:
이주노동자더러 비인간적 삶 감내하라는 문재인 정부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쟁취! 2019년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10월 20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10월 20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2019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민주노총, 이주노조, 이주공동행동,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경기이주공대위,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 대경이주연대회의, 부울경이주공대위,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가 공동주최했다.

전국에서 모인 이주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약 500명이 참가했다. 특히 이주노조와 대구 성서공단노조 소속 이주노동자들이 크게 대열을 이뤘다. 아산이주노동자센터, 경산이주노동자센터 등에서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참가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금속노조 양기창 부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지역본부들, 금속노조와 건설노조 등 노동조합들이 참가했고, 여러 노동·사회·인권 단체들도 함께했다.

집회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주노동자들은 상징의식에 사용할 큰 공에 “Free Job Change”(작업장 이동 자유 보장), “Stop Crackdown”(단속추방 중단), “노동자는 하나다” 등을 적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올해 시행 15년이 된 고용허가제 폐지가 이날 집회의 핵심 요구였다.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지지하는 잘못된 제도의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회의 의의를 밝혔다.

연단에 오른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는지 생생하게 폭로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쟁취! 2019년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10월 20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한 명 살 만한 곳에 세 명 살게 해”

“이주노동자에게 1시간 전이나 30분 전에 출근하라고 하고 퇴근도 30분 늦게 하라고 하는 사업장도 많다. 그러나 업무시간 외 일한다고 임금을 주지 않는다. 이주노동자 월급을 떼먹으면서도 정치인들은 이주노동자 임금이 많다, 최저임금[을 내국인과] 똑같이 주는 게 맞지 않다는 이야기 한다.” (네팔 출신 여성 따라 씨)

“한 사람밖에 못 들어갈 만한 기숙사에 두 명 살게 했다. 그런데 이제 세 명 살라고 한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세 명이 살라고 하고 1인당 25만 원씩 내게 했다. 우리도 사람인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시설이 됐으면 좋겠다.” (미얀마 출신 셰일 씨)

“[일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회사 대표가 욕설하고 업무 설명도 안 해주고 못한다고 화를 냈다. 매일 아침 ‘개새끼야’ 하며 소리질렀다. [사장은] ‘내가 20년 동안 배운 일을 네가 15일 만에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보내겠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벡 씨)

이런 기막힌 현실 때문에 따라 씨가 “한국 사장 여러분, 그렇게 살지 마세요” 하고 일침을 놓자 참가자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박수를 쳤다.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쟁취! 2019년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10월 20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위험의 ‘이주’화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주노동자들의 산재가 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지난 5년간 산재로 인한 이주노동자들의 사망은 5배나 늘었다. 얼마 전에도 한국에 온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은 네팔 이주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사망했다.

외노협 소속의 우삼열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이렇게 산재가 느는데도 산재보험,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런 끔찍한 현실을 개선하기는커녕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 온 고용허가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자 이주노동자가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간질도 강화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주가 져야 할 고통의 책임을 애먼 이주노동자들에게 돌리려는 것이다. 이에 맞서 단결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자신의 요구를 적은 큰 깃발과 현수막, 공을 앞세우고 활력 있게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 영상으로 보는 현장 스케치

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동자들을 지지·연대하는 내국인들이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행진으로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에 도착한 이주노동자들이 마무리 집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행진으로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에 도착한 이주노동자들이 요구사항을 적은 짐볼을 날리며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조승진
마무리 집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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