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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부패를 비난할 자격 없는 우파:
우파 야당의 반사이익을 막으려면?

똥 묻은 개를 똥을 아예 뒤집어 쓴 자들이 비난하는 꼴 ⓒ출처 국민의힘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2월 24일까지 수행한 (따라서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문재인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6.7퍼센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층의 긍정평가가 35퍼센트대로 떨어졌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은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상승했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4.5퍼센트포인트까지 벌어져, 국민의힘이 출범한 이래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

중도층 끌어들이기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가속화하고 중도층의 이탈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누리려 혈안이 돼 있다.

이달 15일 국민의힘 당대표 김종인은 당내외 우파 일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국민의힘 전신 출신 전직 대통령들(이명박, 박근혜)의 구속 현실을 사과했다.

24일에는 당무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에 따라, 태극기 부대와 가까이 지내거나 ‘꼴통 우익’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 24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세월호 ‘막말러’이자 4월 총선 부정선거론자이고, 8월에는 광복절 우파 집회를 주도했던 민경욱이 포함됐다.(그러나 이는 셀프 감사와 그에 따른 권고조차 절반만 이행한 것으로, 근본적인 물갈이는 전혀 못 된다. 막나가기로는 마찬가지인 김진태, 전희경 등은 ‘지역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배제되지 않았다.)

4월 총선 전부터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중도층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며 경제 민주화를 앞세우는 김종인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고, 8월 광복절 우파 집회 논란으로 당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했을 때는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꿨다.

이 시기에 당대표 주호영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맞지 않는 그런 분들[극우] ... 우리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 줘야 중도의 국민들이 당을 지지할 수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그러나 국민의힘의 ‘변신’은 위선적 책략일 뿐이다. 민주당이 ‘진보’를 참칭하는 것을 이용해 ‘진보로 권력을 바꿔 봤자 별 수 없다’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멸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책략과 위선을 부려도 군사독재 하에서 성장한 한국의 전통적 지배계급에 뿌리가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의 수혜자들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것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이들은 4년 전 촛불 대중이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우파 정부 9년의 적폐의 일부였다.

민주당을 거쳐 왔고 중도파 끌어들이기를 이끈다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박정희 정권 하에서 8년 넘게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처삼촌)과 한일은행장을 지낸 김정호(장인) 등 권력자들과 친인척 관계를 맺고 전두환·노태우 정부에서 중용됐던 보수 관료 출신이다. 2012년에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박근혜가 내세운 신자유주의 정책 공약 ‘줄푸세’에 경제 민주화 포장지를 씌워 주는 구실을 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특임장관을 지낸 바 있는 원내대표 주호영은 “부동산 부자 비난은 공산주의”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신봉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나경원은 “문재인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주사파 정권” 등 색깔론을 서슴지 않는 강경 우파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던 지난해 4월에는 선거제 개혁패스트트랙을 막겠다며 국회 난동극을 주도했다. 2014년 고등학생 신분이던 아들이 ‘엄마 찬스’로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하는 특혜를 누린 게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불기소 처분이 났지만, 설사 법리적으로 위법이 아니라고 해도 사학재단 집안과 판사 출신인 집권당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었기에 가능한 특혜였다는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표를 던진 이언주는 투쟁 중인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밥 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돼야 하냐”고 막말한 악명 높은 전력이 있고, 이언주와 경선을 치르게 될 박형준은 2007년 이명박의 대선 경선을 승리로 이끈 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바 있다.

부패 리스트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최근 사례만 봐도 거론되는 액수에 입 벌어지는데, 편법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며칠 전 탈당한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10년 만에 재산을 125배나 늘려 858억 원을 손에 쥐었다. 건설업체를 소유한 박덕흠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직을 지내면서 피감기관인 국토부 및 국토부 산하 기관한테 770억 원 상당의 공사를 수주받았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가 저지르는 일이 지저분해도 국민의힘은 부패를 비난할 자격이 눈꼽 만큼도 없다.

우파 반사이익을 막으려면

여전히 만만치 않은 반우파 정서 때문에 ‘반문 민심’은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이 아니라 주류 양당의 부패와 거리를 두면서 ‘살아 있는 권력 수사’ 이미지를 굳힌 윤석열에 대한 지지로 주되게 표현되고 있다.

출마 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 윤석열이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현 상황은 공식 정치에 대한 심각한 불신과 그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보여 준다. 이런 불안정의 결과는 어느 한 쪽으로 예정돼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반우파 정서만큼이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대안을 왼쪽에서 못 찾게 되면, 일부는 점차 우파에게 기울 수도 있다. 12년 전에도 노무현 정부가 배신적 우경화로 환멸을 낳자 그 반사이익으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던 경험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낳는 환멸이 우파에게 이로울까 봐 걱정해 진보 좌파가 문재인 정부의 부패 문제에 눈 감는다면 부패한 현 집권세력과 도매금 취급당해 같이 추락할 수 있다. 그러면 우파만 이득을 볼 것이다.

주류 양당 모두를 왼쪽에서 선명하게 비판하고, 그럼으로써 문재인 정부에 맞선 투쟁을 고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