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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 350호
:
2020년은 고통과 기만, 눈뜸의 해였다
—
발행 기간
2020년 12월 30일
~
2021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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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은 신기루이고 사기극이다(그럴 수밖에 없다)
지면
김문성
350호
2020. 12. 29
이 글은 12월 28일 같은 주제로 진행한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영상 보기)의 발표문이다지난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면서 불거진 검찰 개혁 논란이 1년을 훌쩍 넘겼다. 제도 개혁은 별로 쟁점이 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문무일·윤석열 전·현직 검찰총장들이 모두 제도 변경에 별로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
정경심 1심 유죄·법정구속
:
‘검찰 개혁’의 명분이 허구임이 드러나다
지면
김승주
350호
2020. 12. 29
12월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사기 등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벌금 5억 원, 추징금 약 1억 4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판결문이 무려 570쪽에 달하는데 조국이 거의 모든 주요 혐의들에서 공모자로 등장한다. 이로써 이미 위기에 빠져 있던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본주의는 왜 스스로 만든 질병을 치료하지 못할까?
지면
리 험버
350호
2020. 12. 29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명적 특성은 바이러스 자체의 성질보다는 그 바이러스가 계속 피해를 입히는 전지구적인 사회적 맥락에서 주로 비롯한다. 세계 인구 집단들의 건강 상태는 상이하다. 국제 자본은 유전적 요인이나 생활 습관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사회적·정치적 요인 때문이다. 사회적 요인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으로 보면, 우리의 일상 건강과 병내…
신기록 속출하는 코스피
:
왜 금융 시장은 실물 경제와 다른가
지면
이원웅
350호
2020. 12. 29
코로나19 여파 속에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이자도 벌지 못하는 ‘좀비 기업’이 늘고 가계 부채도 심각하다. 그러나 부동산·주식 거품은 계속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연일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조만간 30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물 경제와 상반되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마…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
기후 위기 ‘골든타임’(2030년까지) 허비하겠다는 계획
지면
김종환
350호
2020. 12. 29
정부는 2034년까지 전기 공급 계획이 담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12월 28일 발표했다. 이 계획이 중요한 이유는 전력 생산이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다. 그런 만큼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폭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 없는 태양·풍력 발전을 대대적으로 …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한파 속 숙소서 사망
:
형편없는 주거 조건이 낳은 예고된 비극
지면
임준형
350호
2020. 12. 29
12월 20일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 씨가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농장주가 제공한 숙소는 비닐하우스 내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가건물이었다. 당시 포천 일대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몰아쳐 한파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그런데 18일 저녁부터 숙소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같은 숙소를 쓰던 동료 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
:
기업주 책임도, 처벌 수준도 대폭 후퇴 … “껍데기만 남았다”
지면
박설
350호
2020. 12. 29
문재인 정부가 12월 28일 중대재해 기업 처벌에 관한 입법안(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상대로 내용은 형편없다.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처벌 수준도, 책임 범위도 대폭 제한했다. 9월 중순 노동계가 10만 국민 청원 동의를 얻어 발의한 법안에 턱없이 못 미칠 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여당 내에서 제시된 문제적 안들보다도 한층 더 후퇴했다. 20일가량 …
대량 해고에 맞선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
“내년에도 일하고 싶습니다”
양효영, 이미진
350호
2020. 12. 25
크리스마스에 “고용 승계”를 소원으로 비는 노동자들이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청소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80명은 11월 30일 LG그룹 자회사의 재하청업체 지수아이엔씨로부터 전원 해고를 통보 받았다. 표면상 이유는 ‘계약 종료’였지만, 실상은 노조를 결성하고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내쫓은 것이다.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도시가스 안전 점검 노동자들
:
코로나 확산에도 점검 실적 압박받아
—
서울시는 노동자 안전 방치 말라
지면
오수민
350호
2020. 12. 23
12월 23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울도시가스분회, 예스코 도시가스분회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 확산에도 점검 실적을 압박하고, 노동자들의 안전은 수수방관하는 고객센터, 도시가스 공급사를 규탄하기 위함이었다. 노동자들은 도시가스 요금과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서울시에 제대로 된 관리 감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풍등 불씨’ 저유소 폭발 사고
:
애먼 이주노동자에게 벌금 1000만 원이라니
임준형
350호
2020. 12. 25
2년 전, 경기도 고양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가 폭발하는 화재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한 이주노동자가 날린 풍등이 저유소 부지의 풀밭에 떨어져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12월 23일 재판이 열렸다. 이 재판에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형사5단독 손호영 판사)은 풍등을 날린 이주노동자 디무두 씨에게 실화죄를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
대의제 민주주의는 왜 언제나 대중을 저버릴까?
지면
유리 프라사드
350호
2020. 12. 29
‘민주주의’는 가장 남용되는 단어 중 하나다. 국회의원들은 시위에 나선 학생들에게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고 뻔뻔하게 훈계를 늘어놓는다. 자기네는 선거에서 이기려 거짓말하기 일쑤면서 말이다. 동시에 전쟁광 지도자들은 자기네가 다스리고 싶은 나라들에 점령군을 파병하겠다고 대중의 의사를 거스른다. 우리는 의회 민주주의가 대중의 의사를 가장 잘 대변하는 체제라고…
문재인 정부의 부패를 비난할 자격 없는 우파
:
우파 야당의 반사이익을 막으려면?
지면
김승주
350호
2020. 12. 29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2월 24일까지 수행한 (따라서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문재인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6.7퍼센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층의 긍정평가가 35퍼센트대로 떨어졌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은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상승했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4.5퍼센트포인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왜 자꾸 미뤄지고 있는가
지면
김영익
350호
2020. 12. 29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갈수록 임기 내 전작권 환수는 요원해지고 있다.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 맥아더의 요청에 따라 미군에 작전통제권을 넘겼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작전통제권은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에게 위임됐다.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됐으나, 전작권은 환수되지 않은…
서평
《인류세 시대의 맑스》(마이크 데이비스, 창비, 2020)
:
흥미롭지만 책 전체의 주제는 불분명
마틴 엠슨
350호
2020. 12. 29
마이크 데이비스의 책은 늘 혁신적이었다. 도시 지역의 엄청난 성장을 살펴본 《슬럼 행성》[국역: 《슬럼 지구를 뒤덮다》(돌베개, 2007)]이나 영국 식민지에 시장이 도입되면서 발생한 끔찍한 혼란을 다룬 《후기 빅토리아 시대의 홀로코스트》[국역: 《엘니뇨와 제국주의로 본 빈곤의 역사》(이후, 2008)]도 그랬다. 《오래된 신, 새로운 수수께끼: 마르…
요양병원 간호사의 편지
:
“요양병원 코로나 격리, 노인들은 그냥 죽으라는 얘기”
지면
김지현
350호
2020. 12. 29
나는 요양병원에서 8년 동안 근무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간병사들은 휴가가 제한됐다. 간호사 등 다른 병원 노동자들도 대형마트 같은 밀집 시설 출입을 자제해 왔다. 8월 말 노동자 1명을 시작으로 환자 2명이 확진됐다. 환자는 곧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이송됐고 그 후 2주간 확진자 발생 병동은 코호트 격리됐다. 처음 확진된 노동자…
브렉시트 합의안에 부쳐
:
보수당의 합의안도 유럽연합 신자유주의도 반노동자적이다
찰리 킴버
350호
2020. 12. 30
영국 보수당은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협상 이후 영국에 영광스러운 미래가 다가올 것처럼 얘기하지만 이것은 헛소리다. 총리 보리스 존슨의 응원 부대 노릇을 하는 언론들은 그런 신화에 힘을 실어 주려 하고 있다. 협상안이 발표되자 보수 성향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영국이여, 솟아오를 준비를 하라” 하고 표제를 뽑았다. 거기에는 이런 말도 덧붙여 놓았다…
확진자 발생한 르노삼성자동차
:
노동자에게 방역 책임·부담 떠넘기는 사측
이형주
350호
2020. 12. 31
12월 27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인된 바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만 291명이었다. 다행히 협력사 노동자들을 포함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그럼에도 사측의 미온적 대처 때문에 노동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사측은 실질적 방역 조처는 하지 않으면서 책임과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왔다. 코로나 위기…
정부의 난민법 개악안 입법예고
:
재신청 난민 신속 추방해 제2의 김민혁, 루렌도 가족 막겠다는 것
김어진
350호
2020. 12. 31
난민 인권 운운하던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 또다시 드러났다. 세밑, 문재인 정부가 난민 재신청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률안을 내놨다. 현행법 하에서도 난민들은 협소한 난민 규정(예컨대 ‘전쟁 난민’은 난민이 아니다)과 배척적 난민 심사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은 난민 인정률이 1퍼센트대로 2018년 기준 OECD 37개국 중 35위다. 그런데 법무부가 12월 …
경주 부품사 명성공업 노동자 투쟁
:
원청 생산에 압박 가하며 싸워 이기다
박설
350호
2020. 12. 31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굴삭기 부품·모듈 생산업체 명성공업 노동자들이 2주가량 현장 투쟁을 벌여 사측의 탄압을 막아 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열악한 임금·노동조건에 불만을 터뜨리며 12월 7일 민주노조(금속노조 경주지부 명성공업지회)를 설립했다. 특히 사측이 상여금 600퍼센트를 시급으로 전환하고 각종 수당·복지를 폐지하는 등 임금을 …
새해 벽두 쫓겨난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의 절규
:
“우리도 살고 싶습니다”
이미진
350호
2021. 1. 1
“열심히 일하고 싶은데, 해고라니 눈앞이 캄캄하다.” 새해 첫날, LG트윈타워 앞에 해고 노동자들의 절규가 건물 안팎으로 울려 퍼졌다.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이 결국 전원 해고된 것이다. 고령의 청소 노동자들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노숙을 하며, 고용 승계를 호소했지만 LG는 끝내 노동자들을 내쫓았다. ‘윤리경영에 신경 쓰는 착한 기업’이라는 LG …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
2400명을 코로나와 같이 가두고 방치한 정부
김승주
350호
2021. 1. 4
지금 코로나19의 ‘슈퍼 전파자’는 바로 정부다. 국가(법무부) 관리 시설인 동부구치소발 누적 확진자 수가 1084명에 이르렀다(1월 3일 5차 전수조사 결과). 1차 전수조사 때(12월 중순)에 전체 수용자 수가 2419명이었으니, 당시를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염된 것이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7일 만이다. 1차 전수조사 때만 해도 확진자는 2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