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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악질 청소용역업체 퇴출했지만 노동자 쥐어짜기는 계속

연세대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연세대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은 투쟁 끝에 악질 용역업체 코비컴퍼니(이하 코비)를 퇴출시켰다. 코비는 쥐꼬리만 한 임금, 높은 노동강도 등 열악한 처우로 악명이 높았다. 일부 노동자들은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에 가입해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다.

연세대 당국은 이에 압력을 받아 지난해 말 용역업체를 ‘원 이앤에스’(이하 이앤에스)로 바꿨다. 그런데 업체가 바뀐 뒤, 오히려 노동자들의 처우가 더 위협받고 있다.

최근 이앤에스 사측은 남성 시간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기존 7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이 줄고 중식비도 못 받아 임금 삭감을 당하게 된다. 대부분 고령이고 소득이 적은 노동자들에게 이는 심각한 생계 위협이다.

또, 사측은 70세 정년 조항을 신설하고, 이로 인해 생긴 퇴직자 자리를 충원하지 않겠다고 한다. 업무량은 그대로 두면서, 인력 충원을 하지 않으면 노동강도는 더 강화될 것이다.

이미 연세대 시간제 청소 업무는 ‘초단시간’에 많은 일을 해야 해서 고된 노동강도로 악명이 높다. 노동자들은 휴게 시간이 있어도 쉬지 못 하고 일한다.

더군다나 이앤에스 사측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괴롭혀 온 ‘코비’의 중간 관리자를 계속 고용하겠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세대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의 분노가 크다.

연세대 당국이 진짜 사장

그런데 연세대 당국은 노동자들의 요구대로 코비를 내보내 줬으니 자신들은 할 만큼 했다면서 노동자들의 고용·처우 문제는 새 용역업체와 알아서 논의하라고 한다.

노동자들이 ‘코비 퇴출’을 요구한 진정한 이유는 열악한 노동조건이 개선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연세대 당국이 지금 상황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처사이고, 책임 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용역비를 지급하는 것은 원청인 연세대 당국이고, 이 노동자들은 수년간 연세대에서 일해 왔다. 따라서 진짜 사장 연세대 당국이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

이앤에스 사측이 노동조건 악화를 강요하는 것을 보면, 연세대 당국이 용역업체를 바꾸며 비용 절감을 노린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더 나빠지면, 연세대 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비 퇴출이 끝이 아니다. 노동자 처우 개선이 핵심이다 그동안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이 개선되기를 바라며 악명 높은 용역업체 코비컴퍼니 퇴출을 요구해 왔다. 연세대 당국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바람을 외면해선 안 된다 ⓒ임재경

최근, 연세대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등록금 동결과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우리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 불요불급한 지출을 억제할 수 있도록 세밀하고 철저한 분석 하에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등록금 순위 전국 1위, 적립금(6371억 원, 2020년 기준) 순위 1~2위를 다투는 연세대 당국이 “재정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다니 실소가 나온다.

연세대 당국은 곳간에 돈을 쌓아놓고는 학생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지출은 한사코 아껴 왔다. 이미 지난 몇 년간 청소·경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를 줄여 왔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수업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됐는데도 2020년 등록금을 학생당 겨우 10만 원 돌려줬다.

연세대 당국은 비용 절감을 외쳐 왔지만, 지난해 교육부 종합감사 예산·회계 조사에서 교육과는 아무 관련 없는 곳에 흥청망청 돈을 쓰는 등 여러 건의 회계 비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지배자들은 위기의 시기에 그 대가를 노동계급이 치르도록 강요한다. 지금처럼 극심한 경제 위기 시기에는 더 하다. 그래서 본지는 코비 퇴출 이후에도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수 있으므로 투쟁과 연대가 지속·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LG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에 커다란 연대와 지지가 모아졌듯이 연세대 분회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도 비용 절감을 핑계로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연세대 당국에 맞서 연대와 지지를 모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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