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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청소노동자들:
악질 청소용역업체를 퇴출시키다

연세대 당국이 청소 용역업체 ‘코비 컴퍼니’(이하 코비)와 올해 재계약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줄곧 요구해 왔던 ‘코비 퇴출’이 이뤄진 것이다.

코비는 노조 탄압, 저임금, 위험 업무 강요 등으로 그 소속 연세대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에게 악명이 높았다.

코비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은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최저시급 이하였다. 연차수당, 명절 상여금, 식대도 받아 본 적이 없고 공휴일 근무에도 연장 수당을 받지 못했다. 결국 낮은 임금 때문에 ‘투잡’을 뛰며 임금을 벌충해야 했다.

또, 노동자들은 8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4시간 안에 해치워야 해서 노동강도가 매우 높았다. 코비는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정화조 소독을 시키기도 했다.

코비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게실은 휴게실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열악하다. 휴게실에는 ‘재활용 폐기물 보관소’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코비 노동자들은 이곳에서 옷을 갈아 입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곳에는 환기도 제대로 안 되고 온갖 화학 약품과 청소 도구가 잔뜩 쌓여 있다.

이런 조건을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에 가입하자, 코비 사측은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이간질했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부당 징계를 하고, 해고까지 했다.

지난해 코비 퇴출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연세대 청소 노동자들 ⓒ임재경

비용 절감을 위해 코비와 계약하고, 그간의 노조 탄압을 모른척 방관한 연세대 당국도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

코비 노동자들은 연세대 당국에게 악질 용역업체 코비를 퇴출시키라고 요구하며 싸웠다. 연세대 학생들도 노동자들을 지지했다. 필자를 비롯한 노동자연대 소속 연세대 회원들도 함께했다.

이런 압력 탓에 지난해 연세대 당국은 코비 퇴출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약속을 어기고 지난해 말 코비와의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코비 노동자들은 올해 내내 이에 항의했다.

결국 악질 용역업체 코비가 연세대에서 퇴출됐다. 물론 코비 퇴출이 그간 지속돼 온 높은 노동강도, 열악한 휴게실, 낮은 임금 등의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연세대 시간제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과 연대는 지속·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