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당국과 광주시교육청의 무분별한 ‘성비위’ 고발로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렸던 광주 대광여고 교사들이 부당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에 들어간 교사들이 최근 1심에서 승소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성비위’ 혐의가 제기되면 공정하고 신중한 진상조사도 없이 교사를 무조건 직위해제하며 수사기관에 넘겼다. 이 때문에 여러 학교에서 심각한 피해가 생겨났는데, 대광여고에서 피해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관련 기사: 〈노동자 연대〉 304호, “무고한 교사들을 성범죄자로 낙인찍은 광주교육청과 대광여고 교장의 무분별한 ‘성비위’ 수사의뢰”).

2018년 형사 고발된 대광여고 교사들 중에는 혐의가 입증돼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일부 있었다.

그러나 고발된 교사 19명 중 무려 12명이 검찰의 무혐의 결정(10명)과 법원(1·2심)의 무죄 판결(2명)을 받았다.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은 무리한 고발이었던 것이다. 해당 교사들은 소명 기회도 갖지 못한 채 고발돼 직위해제와 수사나 재판을 치르며 정신적·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법적 결과가 이렇게 나왔음에도, 교육청은 무고한 교사들이 겪은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뻔뻔스럽게도 무혐의·무죄 판결을 받은 교사들에게도 중징계를 내리라고 학교 법인에 요구했고, 학교 측은 징계를 강행했다. 자신들의 잘못된 행정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수사와 재판까지 장기간의 조사를 거쳐 나온 법적 결과를 대놓고 무시한 것이다.

분명한 근거가 없는 징계이니만큼 징계 수위도 제멋대로다. 같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교사들에게 내린 징계 조처가 정직, 감봉, 견책, 해임, 파면 등 제각각이다.

학생 진술의 진위 여부와 그 성격을 조사하지도 않고 거명된 교사를 형사 고발한 것부터 문제였다. 게다가 교육청은 학교 측의 보고에 대해 진상조사도 안 했으면서 설문지에 이름이 적힌 교사들을 자의적으로 선별해 고발했다(설문지에 여교사 4명을 포함해 36명의 교사 이름이 적혔지만, 교육청은 19명만 수사의뢰했다). 고발의 기준은 없었고, 회의록마저 없다는 것이 최근 민사재판에서 드러났다.

횡포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려 심한 고초를 겪은 교사들은 광주시교육청과 학교 측이 법적 판단조차 무시하는 횡포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무혐의·무죄 판결을 받은 교사 12명 중 11명이 징계 철회, 미지급 급여 지급을 위해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다. 교사들은 부당 징계 철회,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학교 앞에서 매일 출근 시위도 벌이고 있다.

행정소송에 들어간 교사 5명 중 4명이 최근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학교법인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나머지 한 명의 판결은 8~9월에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대광여고 학교법인 홍복학원은 행정소송 1심 판결 수용을 거부하고 항소했다. 이 과정에서 법적으로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는 광주시교육청 측과 대책회의까지 했다.

소송 중인 교사들은 부당 징계 철회를 위해 끝까지 싸울 예정이다.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한 한 교사는 “지난 3년의 세월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억울”하다며 이 투쟁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 학교의 다수의 평범한 교사들을 성비위교사로 낙인찍고 부당한 징계까지 강행하며 행정폭력을 행사하는 광주지역 교육권력의 횡포를 온 세상에 알리고, 개인과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 당시의 학생들, 학부모들, 교사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으로부터 무죄와 무혐의를 받고 행정소송에서까지 부당한 징계를 인정한 마당에,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홍복학원의 내로남불 처사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부당한 현실에 저항할 것이고, 그들의 잘못을 끝까지 파헤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이 징계는 완전히 부당하다. 광주시교육청과 학교 측의 부당 징계에 맞서 오랫동안 힘들게 투쟁하는 교사들이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