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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투사들에게 듣는다

박봉욱(울산건설플랜트 조합원)

“단호하게, 흔들리지 말고 투쟁해야 한다”

나는 처음에는 노조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막상 투쟁을 해보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쥐 잡듯이 잡아가고, 구속하고, 당하고 살아야 하는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시청에 호소하러 갔는데도 8백90여 명이 구속되고, 고공 농성장에 비옷만이라도 올려 달라고 부탁하는 가족대책위 여성들은 내동댕이 쳐졌다.

이런 것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단호하게 투쟁했다. 투쟁을 해야만 우리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노동운동을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지만, 내가 느낀 것은 앞으로도 계속 비리 문제나 이런 것으로 우리를 공격할 거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투쟁해야 한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김태윤(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수석부위원장)

“더 넓고 깊게 연대해야 한다"

올해 불법파견 철폐 투쟁을 돌아본다면?

올해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준 경우는 없었다. 5공장 동지들이 2백39일 동안 농성 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4공장에서 그토록 격렬한 투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도 적었다.
정규직의 잠정합의안이 나온 후 공장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세신 여성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35일간 단식 투쟁이 시작됐다. 그녀들의 투쟁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들, 지역 동지들을 다시 결집시켰다.
하이스코 사장 신성재는 현대차 사장 정몽구의 사위다. 기아차 사장은 정몽구의 아들인 정의선이다. 이들은 회사가 달라도 단결하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자본보다 더 넓고 깊게 연대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하나의 자본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반드시 연대해야 한다. 그러나 류기혁 열사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우리는 ‘동지냐? 열사냐!’라는 다툼을 벌여야 했다.
자본은 전국적 시야와 과거와 미래를 계산에 넣고서 계획을 짠다. 그러나 우리는 옆 공장에서 외주화(인원감축)가 시작돼도 내 공장에서 특근 하나 더 뛰는 게 관심사이다. 불법파견 해결보다는 연말성과금이 더 관심사다.
자각한 개인·집단·단체·조직 들이 모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시야를 넓히고 계획을 세울 때, 자본가들에게 정규직이 놀림당하고, 비정규직이 학대받는 일을 중단시킬 수 있다.

하반기 투쟁 승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우리가 겪는 위기의 진실은 똘똘 뭉친 자본에 맞서서 허약하게 연결돼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우리는 자본을 너무 만만히 보고 겉치레 연대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한 것은 아닐까?
선언적 연대가 아닌 실질적인 연대를 만들어 가보자. 갇힌 시야를 넘어서, 자본보다 강한 결속력으로 우리의 주먹을 쥐어 보자. 두 주먹을 쥐고 제대로 한번 붙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