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가 뽑은 2021년 주요 국내 뉴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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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2년 차
팬데믹 2년이 지나도록 문재인 정부는 병상과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외면했다. 2021년 예산에는 단 하나의 공공병원 신설 계획도 포함되지 않았다. 요양병원 등에서 노인들이 희생되고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숨지는 환자들이 늘어났지만 정부는 의료 체계를 개선할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은 채 임시 조처로 버티기에 급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시종일관 사람들의 안전보다 기업주들의 이윤을 우선시했다. 국내 공장에서 백신이 생산되고 있는데도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기업주들의 이윤 추구에 내맡겨 뒀다. 지지부진하던 접종률이 올라가자 백신의 효과가 충분치 않은데도 ‘위드 코로나’를 추진했다. 다른 나라들보다 빨리 경제를 ‘정상화’하는 게 지상목표였다.
그 결과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서도 치명률이 높아진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됐다. 정부는 이제 백신패스 도입 등으로 그 책임과 부담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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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미·중 갈등 속에서 한미동맹 강화 추구
미·중 갈등은 한국 지배자들에게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갈등이 커질수록 한국 지배자들도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한미동맹 우선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5월 한미 정상회담과 12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는 이 방향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은 반도체, 배터리, 5G·6G 네트워크 등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늘리기로 했고, 바이든의 대중국 견제 정책을 지지했다. 위험천만하게도 대만해협 갈등에서도 미국 편을 들기로 했다. SCM은 한·미 연합 “작전계획”을 더 공격적인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방향은 위안부 배상 판결 이행 포기, 사드 기지 지원과 주민 탄압 등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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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과 물가 인상
세계적 공급 대란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 갈등과 중국 경제의 부진을 배경으로 기후 위기, 유가 인상, 원자재 공급 부족, 물류 대란, 구인난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이고 불균등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요소수 부족 사태가 심각했다. 11월 소비자물가도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었다. ‘밥상 물가’가 5퍼센트나 올랐다. 물가 인상은 노동자의 실질임금과 생활 수준을 떨어뜨린다. 지난해 상용직 노동자 실질임금은 9년 만에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 불균등한 경기 회복 속에서 구인난도 동시에 벌어졌다. 택배나 화물 같은 운송, IT 기업, 보건의료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었고, 이주 노동자가 줄어 일손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지배자들은 물가 인상이 임금 인상 욕구와 투쟁을 자극할까 봐 상당히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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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과 금리 인상
2021년에도 집값 상승이 계속돼 노동자들이 고통을 겪었다. 올 3분기까지 집값은 1년 전보다 23.9퍼센트나 올랐다고 한다.
한편, 계속되는 자산 가격 상승이 거품 붕괴와 부채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세계적으로 양적 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올해 한국 정부 당국도 2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3분기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가 106.5퍼센트로, 기업부채도 113.4퍼센트로 올라 부채 위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공산이 큰데, 이는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저금리에 의존해 생존하고 있는 기업들을 파산으로 내몰고, 상당히 부풀어 있는 신용 거품을 터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 생활하거나 집을 산 노동자들도 더 많은 이자를 갚아야 해 삶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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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로 낙태죄 무효 상태
2021년 1월 1일부로 낙태죄 효력이 상실돼 낙태죄에 따른 처벌은 할 수 없게 됐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요구해 온 투쟁과 광범한 지지 덕분에 2018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결정했었다.
그러나 낙태가 합법화된 상태는 아니다. 낙태 권리에 대한 법적·제도적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낙태죄를 유지하는 대체 법안을 추진하려다, 여성들의 반발에 부딪혀 중단했다. 그 뒤로 이 공백 상태를 방치해 왔다.
그에 따른 대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지고 있다. 병원마다 낙태 시술 기준이 제각각이고, 비용도 제각각이다. 노동계급과 서민층 여성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대체 입법 마련 전에라도 얼마든지 낙태약을 도입할 수 있는데도 정부는 미적거렸다. 낙태 시술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받으려면 우파에 맞서는 것뿐 아니라 민주당 정부와 독립적인 정치와 운동이 중요함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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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과 젠더 갈등 논란
우파는 문재인 정부에 환멸을 느끼는 청년층 일부를 포섭하려 젠더 갈등 프레임을 이용했다. 문재인 정부가 친페미니즘 정책으로 20대 남성을 소외시켜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전에 정부·여당은 지지율 하락이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서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개혁 배신이라는 본질을 가리려는 엉뚱한 책임 전가 논리였다. 문재인 정부하에서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도 않았다.
이처럼 주류 정치는 청년층의 불만을 엉뚱한 데로 돌리려 야비하게 젠더 갈등을 부추겨 왔다.
젠더 갈등 논란에는 부차적이지만 급진 페미니즘과 좌파의 약점도 작용했다. 남성 일반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해 연대를 해치고, 불필요한 반발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우파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젠더 갈등 논란은 남녀 노동계급(청년들)을 단결시키는 정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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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의 연이은 죽음과 고 변희수 하사 승소
올해 초 김기홍, 변희수 씨의 부고가 연이어 알려졌다. 이들의 죽음은 이 나라에서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드러냈다. 트랜스젠더는 성별 이분법이 뿌리내린 일상 곳곳에서 편견을 마주하거나 존재를 부정당한다. 의료적 트랜지션과 법적 성별 변경(정정) 과정에도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변희수 하사는 많은 난관을 거쳐 법적 성별까지 변경했지만,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에서 내쳐졌다. 다행히 10월 7일 법원은 강제전역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너무 뒤늦은 정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도했다. 현재는 순직 인정 여부 때문에 사망 시점을 두고 논란 중이다.
트랜스젠더 문제는 이제 한국 공식정치와 좌파 운동, 페미니즘 안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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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회복한 노동자 투쟁과 문재인의 노동 존중 폐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노동운동은 올해 부분적 활력을 보였다. 특히 택배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으로 정부와 기업주들로부터 인력 충원 등을 약속받는 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를 기층에서 강제하기 위한 파업들도 이어지고 있다. SPC 화물 노동자들도 파업으로 해고를 철회하고 인력 충원 약속을 얻어냈다. 직접고용을 요구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원들의 파업도 3차례나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방역을 빌미로 이런 노동자 투쟁들을 탄압했다.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방역은 완화하면서 노동자 집회의 자유는 틀어막았다.
특히 하반기부터 경제가 약간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노동자 투쟁을 자극할까 봐 우려했다. 그래서 임기 마지막까지도 최저임금 인상을 제한해 440원 인상했다. 그래서 박근혜 때보다도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또한 특별연장근로 기간 확대로 주52시간제 무력화를 추진했다. 플랫폼 노동을 보호하겠다면서 정작 노동자성은 부정하는 플랫폼 종사자법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 폐기의 정점은 민주노총 침탈과 양경수 위원장 구속이었다. 이로써 문재인은 박근혜 정부에 이어서 두 번째로 민주노총을 침탈한 정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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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노태우 사망과 국가장 논란
1980년 광주에서 최소 수백 명을 죽이고 집권한 군부 독재자 둘이 올해 가을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많은 이들이 둘의 죽음을 기뻐하면서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데 분노도 표출했다.
서슬 퍼런 군부 독재를 물러나게 한 힘은 아래로부터 나왔다. 1987년 6월 항쟁과 연이은 노동자대투쟁, 그리고 지속된 노동자 투쟁들로 한국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됐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의 구속도 대중 투쟁 덕분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이 둘을 풀어 줬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두환을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청와대에 초청해 예우했다. 문재인 정부는 노태우에게 국가장을 치러 줬다. 우파와의 협력으로 정권을 안정시키려 한 것이었다.
정의당의 노태우 사망 최초 논평은 애도를 표하는 것이었다. 윤석열은 그렇다 쳐도 이재명마저 전두환도 경제는 잘했다고 발언했다. 오늘날 개혁주의는 민주주의 문제에서조차 불철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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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구속된 이재용·박근혜 사면되다
문재인 정부는 8월 삼성 이재용을 가석방(사실상의 사면)했고, 12월 24일 박근혜를 사면하기로 했다.
5년 전 촛불 운동이 가둔 두 사람을 문재인 정부가 풀어 준 것이다.
문재인은 촛불 운동을 계승하는 “촛불 혁명 정부”를 참칭해 왔다. 대중에게 개혁을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사탕발림으로 시간을 끌면서, 실제로는 부패를 덮고 시나브로 개혁 약속들을 갖다 버렸다.
결국 그 위선과 기만이 점차 드러나 환멸이 자라났고 그 반사이익을 얻어 우파 세력이 되살아났다. 그러면 그럴수록 문재인 정부는 지배계급의 환심을 붙잡으려고 더 노골적으로 타협했다.
그리고 끝내 그 타협은 이재용과 박근혜를 사면하는 지경까지 왔다.
이 사건은 촛불 개혁 염원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기만과 반동의 상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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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여당 참패와 대선
‘대선 전초전’이라고도 불렸던 4월 7일 재보궐 선거의 결과는 정부·여당 심판이었다. 이는 세대·성별을 불문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런 불만의 많은 부분은 지지 정당이 없는 유동층으로 남았다.
그러나 높은 정권교체 여론은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이 됐다. 왼쪽의 대안은 충분히 가시적·효과적이지 못했다.
우파적 반사이익의 결집점으로서 윤석열이 부상했다. ‘검찰개혁’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벌이던 윤석열은 검찰을 나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이후 노골적인 우파적 행보를 걸은 윤석열은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다.
민주당에서는 변방에 머물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대선 후보로 도약했다. 수동적이나마 대중적 개혁 염원이 민주당 내 좌파인 이재명에게 투영됐다.
그러나 이재명이 당내 지지를 얻어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은 주류 질서에 눈치 보기와 좌우 줄타기를 동반했다.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이런 모순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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