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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촛불연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
윤석열 퇴진 운동을 흠집 내려는 술수

지난해 11월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등 청소년들이 윤석열 퇴진 집회를 자체적으로 열고 일제고사 부활, 무상급식 폐지 등을 추진하려는 윤석열의 여러 악행들을 규탄하고 있다 ⓒ임준형

오세훈의 서울시가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월 3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를 17일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 참가해 온 단체다. 윤석열이 일제고사 부활, 무상급식 폐지 등을 추진하려 한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중고생 촛불집회를 몇 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의힘 의원 권성동과 수석대변인 양금희, 보수 언론 등이 나서 이 단체를 비난해 왔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상임대표 최준호 씨가 과거에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당원이던 점 등을 이유로 친북 단체로 몰며 색깔론을 폈다.

그러나 경쟁 교육 강화, 복지 축소 시도 등에 반대하고 민주적 권리를 짓밟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한 활동은 완전히 정당하다. 현재 국가의 일상 집행부를 운영하며 온갖 개악을 진두지휘하는 윤석열 퇴진을 요구한 것도 옳다.

그런데 지난달 서울시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직권 말소하고, 시가 지급했던 보조금 중 1600만 원을 환수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느라 중고생 촛불집회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국가보안법까지 들이밀며 위협하고 있다. 윤석열 퇴진 촛불에 흠집을 내려는 공격이다.

1월 4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서울시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직권 말소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서울시는 중고생촛불시민연대가 발간해 판매한 《중고생운동사》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이 14세 때 만들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타도제국주의 새날소년동맹’과 김일성이 그 단체 대표로 추대된 후 한 연설 등이 소개돼 있다고 한다. 또 ‘타도제국주의 새날소년동맹’이 남한에서 몇몇 단체를 거쳐 촛불중고생시민연대로 이어지는 계보도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문제 삼아 처벌하려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다. 광주의 학살자 전두환과 노태우의 반성 없는 회고록도 버젓이 출판되는 마당에, 단지 친북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탄압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

김일성의 행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자기 단체의 역사적 정통성을 어디에서 찾든 국가가 검열할 문제가 아니다. 대중에게는 출판과 토론의 자유를 통해 정치 의식을 스스로 발전시킬 자유가 있어야 한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1월 17일 발표한 긴급 논평에서 해당 연표는 독립운동기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중고등학생들의 저항 역사를 나열한 것일 뿐이며,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타도제국주의 새날소년동맹’을 직접 계승한 단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시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할 때 회원 명부를 허위로 제출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경찰에 고발했다. 제출한 회원 명부 대부분이 중고생이 아닌 성인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현행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상 미성년자를 명부에 포함시킬 수 없어, 불가피하게 성인 후원회원들의 이름만 명부에 올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제주, 경남 창원 등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터트리고 민주노총 간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 위기,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서 이태원 참사, 퇴진 촛불 운동, 노동개악 반대 정서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탄압을 강화하고 운동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서울시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수사 의뢰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국가보안법 탄압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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