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광장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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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오후 7시 종로 보신각에서 ‘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에 약 500명이 참가했다.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 1년을 맞이해서 열린 이 집회와 행진은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 등 총 79개 단체 및 연대체가 공동주최했다.
지난 윤석열 탄핵 투쟁 당시 〈평등으로〉를 발행하고 3월 29일에도 비슷한 명칭으로 집회를 열었던 단체들이 주도하는 듯 보였다.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이 참가하고 발언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쿠데타를 저지하고 대통령이 바뀐 뒤에도 여전히 ‘사회대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다. “우리는 평등으로 세상을 바꾼다,” “부자들의 세상 파면하고 가자, 평등으로!’ 하는 팻말을 들었다.
집회 장소 한 편에서는 노조 가입을 이유로 120명이 해고된 금속노조 한국GM세종물류지회 노동자들이, 이처럼 노란봉투법이 무력한 현실을 방치하는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메시지를 모으고 있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이자 무지개행동 공동대표인 박한희 활동가가 발언을 했다.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모든 차별을 없애고 평등이 중심이 될 때에만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외쳤던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이야말로 민생을 살리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는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뤄져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화력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가 벌어졌을 때 정치인들이 무성한 약속을 했지만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현실, 베트남 노동자 뚜안 씨를 죽음으로 몰고갔으면서 ‘적법했다’는 말만 반복하며 애도조차 표하지 않는 법무부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참가자들은 이를 들으며 함께 분노했다.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촉구하는 동작구의 전세 사기 피해자, 현 정부가 성소수자의 삶과 목소리를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레즈비언상담소 활동가 등도 연설했다.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대표들도 연설했다.
노동당 고유미 공동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회의 왼쪽이 모였습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급진적 정책과 공약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녹색당 상현 공동대표는 풀뿌리 투쟁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해 지역 사회가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쿠팡 노동자들의 본사 항의 시위와 연대하느라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권영국 대표를 대신해 문정은 부대표가 발언했다. 그녀는 이재명 정부가 내란 세력 청산도, 사회대개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언문 낭독 후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노동3권 보장하라!’, “진보정치 이룩하자!” 등을 외치며 행진에 나섰다.
행진은 을지로와 명동을 지나 세종호텔 농성장에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