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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흥이 넘쳐난 ‘팔레스타인 문화 & 연대의 날’ 행사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

1월 17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한 ‘팔레스타인 문화 & 연대의 날 — 팔레스타인에서의 하루’ 행사가 매우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팔레스타인 문화를 매개로 한자리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연대를 더욱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연대의 한마당 재한 팔레스타인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려 팔레스타인 전통춤을 추고 있다 ⓒ이미진

200여 명이 참가해 행사장이 가득 찼다. 그동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동참해 온 사람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았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2시부터 행사 장소인 이태원 1289벙커의 입구를 지나는 행인들이 “여기는 왜 이리 줄이 길어?” 하고 말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만난 참가자들이 서로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울산, 전주, 나주 등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가족, 연인 단위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1부 ‘팔레스타인 문화로 연대를 잇다’는 팔레스타인 문화를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로 풍성하게 꾸며졌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일궈온 팔연사 운동 답게 모든 부스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도록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안내가 이뤄졌다.

입장 티켓 구입 부스를 지나면 한쪽 벽면을 채운 팔레스타인 역사 연표가 참가자들을 맞았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던 과거부터 밸푸어 선언 등 제국주의의 개입과 1948년 나크바, 1·2차 인티파다와 오늘날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까지 역사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팔레스타인 전통 자수 ‘타트리즈’ 체험 부스에서 한 땀 한 땀 자수를 뜨며 집중하는 사람들, 전통 의상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팔레스타인 전통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 교류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땀 한 땀 ‘팔레스타인 문화와 연대의 날’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전통 자수 타트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이미진
재한 팔레스타인인 리나 씨가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한 자신의 예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진

재한 팔레스타인 청년 예술가 리나 씨는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생명력,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회복력 등을 조명하는 작품을 전시하고 직접 도슨트(작품 해설)에 나섰다. 그녀가 두 차례 해설하는 시간에는 구름처럼 참가자들이 모여 경청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남일 작가가 추천하는 한국에 소개된 팔레스타인 문학 작품들을 참가자들이 잠시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 미니 도서관도 있었다. 김남일 작가는 수십 년 전부터 한국에 팔레스타인 문학 작품을 알리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해 열정을 쏟아 왔다.

스티커, 키링, 노트, 후드티 등 다양한 연대 굿즈를 판매했고 이를 구입하려는 참가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재한 팔레스타인인이 가족을 통해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공수해 온 수공예품도 판매돼 의미를 더했다.

채색과 점토공예 체험 부스에서 필자가 만난 한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은 한국에 온 지 4년이 됐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처음 접했다며 매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4시부터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건설에 앞장서 온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팔연사 공동간사의 힘찬 사회로 2부 ‘연대의 시간: 기억과 다짐’이 이어졌다. 지난 연대 활동을 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더욱 굳건한 연대를 이어 가자고 결의하는 실내 집회였다.

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대학 교수, 초중고 교사, 보건의료인, 종교인, 문인, 여러 부문의 노동자, 이집트인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 자원봉사자 등이 1, 2층 모두 자리가 모자라 계단에 앉을 만큼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김지윤 팔연사 공동간사는 지난 2년간 함께해 온 이런 운동 참가자들과 단체들을 소개하며 감사를 표했다. 팔연사가 다양한 부문과 기층에서 운동의 저변을 넓혀 왔다는 점이 물씬 느껴졌다.

830일 동안 함께해 온 팔연사의 활동기록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때는 감동과 벅찬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일구는 데 앞장서 온 재한 팔레스타인인들, 이집트인들, 대학생 활동가들의 뭉클한 인터뷰가 나올 때 참가자들은 마치 집회 발언을 듣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팔레스타인 문화와 연대의 날’ 행사장이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미진

가자 출신 재한 팔레스타인인이 개회사를 통해 연대의 의미를 짚고 저항을 지속하자고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는 단순히 아름다운 문화만을 기념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수십 년간 우리를 짓밟고 부수려고 했던 억압의 무게 속에서도 기어이 아름답고 존엄하며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 끈질긴 문화를 기념하고자 합니다.

“전 세계 거리에서 여러분이 [인종학살]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습니다. 여러분이 언론의 봉쇄를 깨뜨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의 생명권입니다.

“연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말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를 통해 움직여야 합니다. 억압을 무장시키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팔레스타인을 위해 계속 분노해 주십시오. 세상이 지치거나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재한 팔레스타인인이자 팔연사 공동간사인 나리만 씨가 팔레스타인 해방의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이미진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도 개회사에서 “팔연사가 해 왔던 것은 절망 속에서 연대를 세워 온 것”이라며 “더 굳게 연대하고 힘차게 투쟁합시다” 하고 호소했다.

김경호 강남향린교회 원로목사(강선구 담임목사 대독)와 한정숙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명예교수도 연대사를 통해 자리를 빛냈다.

김이정 작가, 이설야 시인, 우은주 시인 등 문인들은 시·소설 낭송으로 이날 행사에 깊이를 더했다. 팔레스타인의 아픔을 새긴 작품이 낭송될 때는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마지막 순서인 팔레스타인 전통 춤 ‘답케’ 공연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참가자들도 무대로 나와 공연자들과 어우러지며 함께 춤을 추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야말로 뜨거운 연대의 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나리만 씨의 선창에 맞춰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구호를 외치며 다음 주 집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마무리했다.

다음 서울 집회는 1월 24일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다.

팔레스타인 문화와 연대의 날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전통 공연을 함께 즐기고 있다 ⓒ이미진
생각보다 팔레스타인 문학은 오래 전부터 한국에 번역돼 있었고 그것을 읽을 기회가 이번에 마련됐다 ⓒ이미진
자원활동가들이 팔레스타인 전통 춤 ‘답케’ 공연을 위해 케피예를 두르고 있다 ⓒ이미진
바쁜 일상에도 팔레스타인 전통 춤 ‘답케’ 연습을 한 자원활동가들 덕분에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가능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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