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품물류 노동자 파업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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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회피하려 대량해고하는 한국GM, 방치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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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GM부품물류지회 소속 하청노동자 100여 명이 부당 해고 철회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굳건하게 투쟁하고 있다.
세종물류센터는 한국GM 국내 유일의 부품물류센터다. 2019년 이후 인천, 창원, 제주에 있던 부품물류센터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폐쇄되고 세종물류센터로 통합됐다.
GM 차량 수리에 필요한 부품은 세종물류센터를 거쳐야 한다. 미국 GM 본사에서 주문한 부품도 이곳을 거쳐 수출된다.
이 노동자들은 12월 29일부터 세종물류센터 정문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하며, 대체 인력 투입을 저지하고 부품 반출을 막고 있다. 부품 반출 저지가 일부 효과를 내면서 GM 차량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각 지역 GM 정비사업소에서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하거나 “폐차 후에 다른 차량을 사라고 권유”하는 사례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세종물류센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국내외 부품 공급 핵심 기지로 연간 영업이익을 3,000억~4,000억 원씩 냈다. 자동차 판매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물류 부문은 마진율이 40퍼센트를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50퍼센트를 넘었다.
이는 한국GM이 그동안 세종물류센터 업무를 대부분 담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우진물류 소속)을 쥐어짠 결과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세종물류센터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일해 온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20여 년간 업체가 몇 차례 바뀌었지만 고용 승계는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 그런데 새해 벽두에 해고자가 됐다.
세종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너무 낮고,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했다.
기본급은 2025년 기준 158만 원이다. 강제로 시키는 2시간 정도 잔업을 해야 겨우 월 수령액이 250만 원 안팎이다. 근속 수당이 없어 입사 10년차가 돼도 1년차와 급여가 같았다. 최저임금 인상분은 상여금 월할 분할 꼼수로 효과가 없었다.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없었다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GM부품물류지회 유튜브 영상)
“비정규직이랑 정규직이랑 하는 일이 같고, 오더도 위에서 똑같이 떨어지는데 임금과 혜택에서 완전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느꼈어요.”
“20년차인데, 정직원 1년차 기본급을 보니까 저보다 30퍼센트가 많았어요.”
“(작업)인원은 적은데 물량을 집어넣어서 끝내게 만들었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버티다 버티다 못해 노조가 생겼어요.”
노조가 만들어지자, 원청인 한국GM은 매년 순조롭게 진행되던 하청업체(우진물류)와의 계약을 지연시켰다. 원청의 방해로 교섭이 결렬돼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진짜 사장이 나오라고 요구했다. 창원부품물류 노동자들처럼 불법 파견 소송(근로자지위확인 소송)도 제기했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노조를 만들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딱 한 달 뒤다. 한창 노란봉투법(노조법 2, 3조 개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시기다.
하청 노동자도 노조 할 권리가 있고, 원청과 당당하게 교섭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무엇보다 거의 같은 일을 해 온 GM창원부품물류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2024년에 직접 고용됐다. 세종부품물류 노동자들도 희망을 품었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오랫동안 고통 받았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랐다. 너무나 정당한 요구다.
노란봉투법 무력화
소송이 접수되자 한국GM은 더욱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파업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선별적 정규직 채용과 희망퇴직을 들이밀며 회유하기도 했다. 노동자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 것이다. 다행히 노동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노조가 거부하자 급기야 한국GM은 우진물류와 계약을 종료했다.
우진물류는 11월 말 폐업 공고와 함께 소속 계약 노동자 120명에게 해고 통지를 했다. 현장 게시, 문자, 이메일, 우편 등기로 폭탄을 퍼붓 듯했다. 노동자들은 해고통지서를 등 뒤에 부착하고 싸우고 있다.
한국GM은 부품물류를 담당할 새 도급업체(정수유통)와 계약을 맺었는데, 정수유통은 고용 승계를 거부했다.
정수유통 사용자는 세종물류센터 부지를 한국GM에 임대했던 토지 소유주로, 정수유통과 세종물류센터는 담벼락도 없이 붙어 있다. 그간 2차 하청업체였던 정수유통이 이제 1차 도급업체가 된 것인데, 사실상 바지사장만 바꾸고 도급계약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내쫓고 노조를 파괴해 온 전형적인 사례다.
불법 파견으로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는 꼼수이기도 하다. 한국GM은 뻔뻔하게도 새 하청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한국GM 노사협력 담당 상무라는 자가 스스로 “진짜 사장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고 실토한 바 있다. 12월 24일 열린 4자 협의체(노조, 한국GM, 정수유통, 노동청)에서는 정수유통 측이 “7월에 업체 계약을 위한 준비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 설립 직후부터 원청과 함께 움직였음을 실토한 것이다.
한국GM의 파렴치한 행동은 올해 3월에 시행될 노란봉투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사용자 측의 악의적인 대응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을 후퇴시키려 하더니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노골적으로 거스르는 한국GM에 대한 대응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대전노동청은 지난해 120명 집단 해고가 목전인데도 “업체 간 사적 계약 관계” 운운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연대가 확산되고 사회적으로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서야 세종물류센터를 근로 감독하고, 한국GM의 불법 파견 여부를 살펴봤다고 한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 애시당초 계약 만료 전에 이미 했어야 할 최소한의 절차였다.
집단 해고에 분노하는 연대 행동은 늘어나고 있다.
12월 초 GM부품물류지회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이 투쟁을 알리고, 연대를 건설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 투쟁을 지지하는 ‘승리의 골든타임 15,800원의 연대’ 모금 운동은 엿새 만에 7,000만 원 가까이 모금됐다. 투쟁 과정에서 생계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조합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1월 15일 금속노조는 1,000여 명이 참가한 연대 집회를 열었다. 지난 1월 16일에는 ‘비정규직 이제 그만’ 활동가 100여 명이 세종물류센터에 연대했다. 문화제를 틈타 부품을 반출하려던 사측의 파렴치한 행동이 들통나자 항의 행동을 함께하고 반출을 막아 냈다.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한국GM과 정수유통은 온갖 꼼수를 쓰고 있다.
정수유통이 군산에 1,000평 창고를 임대해서 부품 물량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 노조 감시로 발각됐다. 노조는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파업으로 멈춰 있는 부품 창고에 신규 대체 인력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사용자 측의 부당한 파업 파괴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 부당해고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싸우는 GM부품물류 노동자들의 정당한 행동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