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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反)트럼프 저항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유엔군사령부:
한반도 평화 딴지 걸고 오히려 긴장 키우는 제국주의 군사 기구

이렇게 생각한다 — 왜 지금 유엔사 논란이 불거졌는가

오늘날 미국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면서, 남한 방위의 일차적 책임은 남한에 떠넘기려 한다.

이런 흐름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서반구로 후퇴하는 ‘고립주의’를 추구한다고 본다. 그에 따라 한국이 더 많은 안보 분담을 떠안는 형태로 메우고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 등 더 많은 권한을 얻어 올 기회라는 주장이 외교·안보·군사 분야 인사들 사이에서 흔하다.

수십 년 동안 유엔사에 대해 잠자코 있던 민주당이 새삼스레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그런 착각과 달리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국의 세력권으로 인정하거나 거기서 물러설 뜻이 없다.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은 이렇게 못박고 있다. “인도-태평양은 이미 주요 경제 및 지정학적 전장의 하나[이며] ... 국내에서 번영하려면 그곳에서 경쟁해야 한다.”

실제로 DMZ법에 대한 유엔사의 이례적으로 강경한 반응은 미국이 한반도 방위의 부담을 한국에 떠넘길 때조차 자신의 제국주의적 영향력의 아주 작은 일부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 준다. DMZ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더 큰 전략적 맥락에 영향을 끼치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그 주요 전장에 한반도를 포함시키기 때문에 미국에게 세계 패권 전략과 한반도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국가안보/국방 전략과 한미(일)동맹, 한미군사연습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비군사적 목적에 한해 DMZ 출입을 한국 정부가 승인하도록 하는 법안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데 대해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딴지를 걸면서 한국민 속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엔사는 12월 17일 DMZ 출입 권한이 자신의 고유한 권한이므로 법안 추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월 28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원색적으로 협박했다.

유엔사가 자신에게 DMZ 출입 승인 권한이 있는 것처럼 구는 것은 사기다 ⓒ출처 Henrik Ishihara

이름이 암시하는 것과 달리 유엔사는 유엔이 아니라 미국 군대의 조직이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자동으로 유엔사 사령관을 겸임한다.

유엔사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의 촉구로 설립된 군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승인했으나(당시 소련은 기권했고, 중국이 아니라 대만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었다), 안보리의 통제를 받지 않고 미군의 지시를 받는다. 미국은 전쟁이 중단돼, 사실상 전시에 결성된 유엔군이 해산됐는데도, 유엔사를 해체하지 않고 써먹고 있다.

유엔사가 유엔과 사실상 무관하다는 비판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 때문에 50년도 더 전인 1975년 유엔 총회에서 유엔사 해체 촉구 결의안이 잇따라 통과됐다.

당시 미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는 1976년 1월 1일 자로 유엔사를 해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지켜지지 않았다. ‘가짜 유엔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DMZ 출입 승인 문제도 원래 유엔사 권한이 아니다. 한국전쟁에서 교전 당사자였던 유엔사는 상대편 교전 당사자였던 중국군, 북한군과 군사정전위원회를 구성해서 정전협정 이행을 관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중국군·북한군 대표단이 유엔사의 처사에 항의하며 철수한 후 군사정전위원회가 와해됐다. 그러자 유엔사는 DMZ 남쪽 지역의 출입 승인 권한을 자신이 갖겠다고 임의로 결정했다.

요컨대, 지금 유엔사가 마치 정전협정에 의거해 자신에게 DMZ 출입 승인 권한이 있는 것처럼 구는 것은 근거도 없고 파렴치하며 뻔뻔한 행태다.

형식적 권한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엔사가 남북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에 재를 뿌리기 위해 이 권한을 남용해 왔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로, 2018년 8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무산시켰고, 2019년 1월에는 북한에 대한 타미플루 지원을 좌초시켰다.

2019년 8월 통일부 장관의 DMZ 내 대성동 마을 방문, 2025년 7월 교황청 유흥식 추기경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일정에 대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도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하려다 한 차례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백마고지 유해 발굴 사업은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노력의 일부다.

반면, 유엔사는 윤석열 정부 시절 대북 전단 살포,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무인기 도발, 지난해 국군정보사령부가 연계된 ‘민간’ 무인기 도발처럼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고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유엔사는 미국 제국주의의 입맛에 따라 남한의 대북정책에 간섭하는 기구인 것이다.

유엔사 강화로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진출할 수도 있다 ⓒ출처 유엔군사령부

유엔사는 제국주의 기구

미국에게 유엔사는 또 다른 전략적 가치가 있다.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는 안보리의 추가 승인 없이도 한미가 아닌 제3국(유엔사 회원국)의 군대를 한반도에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1950년에 받은 안보리 도장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일에 더 많은 국가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미국은 2014년부터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유엔사는 1978년 한미연합사로 작전통제권을 넘긴 후 오랫동안 군사적 실체로서는 존재감이 없었는데, 이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엔사 인력을 늘리고, 한미연합사로부터 독자 지휘 체계를 갖도록 정비하고 있다. 이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넘긴 이후에 미군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안전판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전작권 환수의 형식은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는 것이다.)

특히, 유엔사를 실질적인 다국적 작전 기구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미군이 독점하던 부사령관직에 캐나다·호주·영국 등 타국 장성을 임명했다.

유엔사 내부 규정을 고쳐 한국전쟁 참전국이 아니더라도 유엔사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이 규정에 근거해 독일이 2024년 유엔사 회원국이 됐다. 미국은 일본의 유엔사 가입도 바라고 있다. 정말로 그리되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길이 공식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역겨운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 2024년 한국-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2년 연속 개최하며 아예 정례화하려 했다.

당시 북한은 “이미 수십 년 전에 해체됐어야” 할 유엔사가 “오늘날 미국 주도의 다국적 전쟁 도구로 부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한반도 형세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자 “‘유엔’의 이름을 도용해 사리를 취하는 행동”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유엔사 강화가 동아시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기에 당연한 반응들이다.

이렇듯, 유엔사는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한반도를 무대로 한 동북아시아 유사시 더 많은 국가들로부터 군사력을 동원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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