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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트럼프 정부의 NDS:
동아시아에서 서반구로도 확장된 대중국 견제 전략

지난달 공개된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NSS) 문서에 이어, 1월 23일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2026 국가방위전략’(NDS)을 공개했다. NDS는 NSS의 하위 문서에 해당돼, 전쟁부의 목표와 전략 지침을 제시하는 문서다.

지난달 NSS가 발표된 후 세계 좌파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대결하는 기존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후퇴해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에 집중하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의 새 전략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미중 대결에서 승리하려고 전선을 확장하는 것이다 ⓒ출처 백악관

이번 NDS를 두고도 그런 해석이 분분하다. “대중국 전략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강경 일변도와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한겨레〉 1월 26일치 기사)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전통적인 목표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미국은 세계적, 어떤 경우에는 지역적 수준에서도 다른 국가들에 의한 지배를 막아야 한다.”

미국의 목표에 도전할 만한 국가는 현재 중국뿐이고, 따라서 미국이 중국의 도전을 물리쳐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다. 오늘날 미국·중국의 제국주의 경쟁은 거의 전 세계에 걸쳐 격화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미국은 중국의 세계적 부상을 막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기존 전략을 교정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형성하고 주도해 온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훼손하면서까지 말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고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보다 훨씬 더 노골적인 힘의 논리에 호소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침공과 그린란드 병합 위협은 이를 잘 보여 준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에 박수를 보낸 유럽 지도자들조차 그린란드를 내놓으라는 트럼프의 압박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포식성 대외정책에 많은 자유주의자와 개혁주의자들이 전율하며 “제국주의의 귀환”을 얘기한다.

하지만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건재하던 과거나 그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이나, 자본주의 강대국들이 영토와 이윤을 놓고 세계적 범위에서 경쟁하는 제국주의 시스템은 그대로다.

다만, 제국주의의 주요한 양상이 바뀌고 있고 그에 따라 미국이 자신들의 제국주의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전쟁부의 NDS 문서는 자신들이 주력할 첫째 목표로 우선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위를 꼽았는데, 이것이 중국과 벌이는 세계적 대결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NDS는 서반구 주요 지역에 미국의 상업적·군사적 접근을 보장하겠다고 재천명하고 있다. “적대 세력의 영향력이 북극의 그린란드에서부터 아메리카만[멕시코만], 파나마 운하, 그리고 더 남쪽 지역까지 확대”된 것이 서반구에서 미국이 직면한 주요 위협이라는 것이다.

전쟁부는 그 다음 목표로 “힘을 통한 중국 억제”를 제시했다.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인 인도-태평양을 중국이 지배해 미국의 접근을 가로막을 가능성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 지역에서 군사적 세력 균형을 미국에 유리하게 유지하고 제1도련선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NDS에서 미국의 전략이 고립주의가 아니라고 스스로 못 박았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서반구 침투를 격퇴하고, 중국의 확장을 (인도-태평양에서도) 저지해 중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겠다고 한다.

“부담 분담”과 “자주 국방”

트럼프의 NSS에 이어 NDS도 “부담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서반구 방어와 중국 억제 같은 우선순위에 집중할 테니, 다른 많은 일을 동맹국들이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제한된 지원”은 계속 제공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노골적인 “부담 분담” 요구에 많은 유럽 동맹국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유럽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왔고 지금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NDS는 중국 억제 같은 과제에 견줘, “세계경제에서 비중이 줄어드는” 유럽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냉소적으로 못 박았다.

NDS는 특히 한반도를 놓고도 “부담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남한이 북한 억제에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고, 그럴 의지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내에서는 미국의 전략 변화에 난처해 하면서도 이참에 자체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DS 공개 후 이재명 대통령도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 자주 국방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나 〈경향신문〉 같은 자유주의 언론도 자주 국방 노선을 지지하고, 이를 위한 군비 증강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이 경우에 ‘자주’는 제국주의 반대가 아니라, 제국주의 지지를 뜻한다. 민족주의(좌파적일지라도)의 모순을 보여 주는 것으로, 노동계급 이해관계에 비춰 지지할 만한 방향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의 요구에 정확히 부응하고 있다. 정부는 매년 8퍼센트대의 국방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향후 4년간 군비에 400조 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을 것이다.

그런 선택은 역내 군비 경쟁 격화에 일조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노동자 등 서민에게 커다란 부담을 안길 것이다.

NDS는 한반도에서 한국이 대북 억제를 주로 맡게 하는 대신 주한미군의 태세를 “업데이트,” 즉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해 대중국 견제에 주력케 하려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주한미군의 전력 구성이 대중국 견제에 맞게 바뀔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저항하지 않고 협조할 공산이 크다.(이를 전시작전권 환수로 포장하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이 그 전쟁의 일부가 될 공산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NSS와 NDS로 드러난 트럼프의 전략이 성공해 미국의 패권이 재천명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 전략이 더 큰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강대국들의 주도로 군비 증강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앞서 봤듯이 한국도 그 추세의 일부다. 제국주의가 부추기는 힘의 논리와 그 위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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