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미국 시각)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구했다.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이 난관에 봉착하자 다른 국가들에게 더 적극 거들라고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중동에서 수십 년간 겪어 온 실패와 패권의 상대적 쇠퇴를 만회하고 중동을 재편하기를 바라며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수많은 평범한 이란인들의 죽음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폭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호언장담과 달리 상황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나흘 안에 끝난다던 전쟁은 이미 보름을 넘겼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공중 폭격만으로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음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고, 걸프 지역의 미국 우방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이란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있다.
이런 난관 속에서 이제 트럼프는 불바다를 만들어서라도 호르무즈해협을 ‘탈환’하겠다고 하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 등 5개국이 파병을 결정할 동안 “해협 해안을 폭격으로 초토화하고 해상에서 이란 배를 계속 격침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투입된 청해부대의 임무를 확대·변경하는 등의 방식으로) 트럼프의 파병 요구에 응한다면, 이는 수많은 한국인의 평화 염원을 배신하고 미국의 패권을 위한 모험과 학살에 더 적극 가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미 한국은 UAE 등 미국의 중동 우방들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그 전쟁에 한 발 들여 놓고 있다. 하지만 파병은 평범한 한국인 청년들의 목숨을 미국 패권 전쟁의 제물로 바치는 것을 뜻할 것이다.
냉전 종식 이래 미국은 중동에서 전쟁을 벌일 때마다 한국에 지원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거의 빠짐없이 화답해 왔다.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적극 편승해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국익’)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도우러 2004년 자이툰 부대를 파병했다. 노무현은 파병이 이라크 “평화·재건”에 기여하는 것이고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구상은 결코 실현되지 않았고, 이라크로 파견된 한국인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만일 트럼프가 이번 전쟁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트럼프는 패권을 위한 더 큰 모험을 감행할 것이다. 트럼프가 1월 초 베네수엘라에서 거둔 성공에 고무돼 이번 전쟁을 일으켰듯이 말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재명 정부의 파병에 반대하는 운동을 즉시 일으켜야 한다. 만에 하나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하더라도 국제 반전 운동의 일부로서 단호하게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반대한다!
이재명 정부는 파병 말라!
2026년 3월 15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