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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한국 정부의 중동 파병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자위대 중동 파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란을 공격하는 미국이 일본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리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다.

6일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미국에 ‘무임승차’ 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하며, 일본 정부가 자위대 초계기나 공중급유기 파견을 선택할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트럼프 정부는 유럽 동맹국들에 전쟁 지원을 촉구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기지 제공과 항공모함 파견 등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원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청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전쟁이 장기화되면 트럼프의 ‘지원 청구서’가 날아올 것이라고 예상한다(〈조선일보〉 3월 8일 자).

이미 3월 2일 미국 전쟁부 차관 엘브리지 콜비는 중동 상황을 공유하겠다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건 바 있다. 아무 말도 없이 서해 상공에서 중국을 겨냥한 위험천만한 군사 훈련을 벌인 미국이 갑자기 중동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연락하는 것은 바라는 게 있어서일 것이다.

지금 미국은 자국의 패권을 위해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고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초등학생 수백 명이 죽어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다. 그런 전쟁과 학살에 협조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한국 정부가 트럼프·네타냐후의 전쟁을 지원하게 둬선 안 된다 ⓒ출처 해군

냉전 종식 이래 미국은 중동에서 전쟁을 벌일 때마다 한국에 지원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거의 빠짐없이 화답해 왔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적극 편승해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했고, 그래서 중동에서 미국의 전쟁을 지원했다.

가령 1990~1991년 걸프전 때 당시 노태우 정부는 의료 지원단과 공병 장비를 파견하고, 전비 5억 달러를 지원했다.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자 한국은 군대를 파견해 미국의 점령을 지원했다.

특히 2003년 노무현 정부는 공병 부대와 의료 부대를 이라크에 파견한 데 이어, 반대 여론과 항의를 무릅쓰고 2004년 자이툰 부대까지 파견했다. 이라크 전쟁 당시 한국의 파병 규모는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무슬림 나라가 아닌 한국의 파병 결정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부담도 덜어 줬다. 그 당시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주요 책임자들이었던 위성락, 이종석 같은 자들이 지금 이재명 정부에서도 요직을 맡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선택을 더욱 예의 주시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 미국한테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한국은 (이란을 공격하는 미군 기지가 있는) UAE에 방공 미사일을 보냈고, 이동식 대공포 등 다른 무기도 걸프 연안 국가들에 주려 한다. 한국도 이미 전쟁에 한 발 들여 놓은 것이다.

개전을 전후해 미군은 대형 수송기를 대거 동원해 패트리엇 포대 등 주한미군 전력을 대규모로 중동으로 차출하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위험성을 보여 주는 일이다. 미군 전력이 한국에 마음대로 접근하고 주둔할 수 있고 한국에서 언제든 발진하게 되면서, 그만큼 한국이 국제적 분쟁에 더 많이 연루되는 것이다.

전략적 유연성 - 미국의 전쟁에 동맹 끌어다 쓰기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대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주한미군 차출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어떠한 유감 표명이나 비판 한마디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는 한미동맹을 “현대화”하자는 미국의 요구에 이재명 정부가 협조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전략적 유연성은 비단 주한미군 차출에만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이경렬 전 앙골라 대사(필명 이창천)는 2000년대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했을 때 그것이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초에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와 미국이 상정하고 있던 군대는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이었다. 미군이 한국군을 데리고 전 세계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얘기다.”(《브라보 한미동맹》)

이경렬 전 대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이 2000년대 전반부 미국 국방부 장관이었던 우익 럼스펠드의 구상을 상기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석열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고 한국이 유사시 대만 문제에 관여할 수 있음을 밝히는 등 미국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다. “미국은 ... 한국의 군대를 다른 지역의 전쟁에 투입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같은 책)

이미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은 미국의 이란 전쟁과 주한미군 차출과 관련해 “한미동맹의 건재를 위해서는 우리도 동맹국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고 주장하고 나섰다. 다른 일각에서도 전쟁 장기화 시 아덴만의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해 상선 보호를 명분으로 미군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승리하게 된다면, 중동은 물론 전 세계에서 훨씬 더 많은 악행을 저지르려 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고, 한반도 등 동아시아 정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 전쟁을 어떤 식으로라도 지원해서는 안 된다. 파병은 물론이고 위선적인 ‘비군사적’ 지원으로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전쟁을 뒷받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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