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200여 명이 이란 전쟁과 한국군 파병 반대 서명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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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죽이지 마라!” 4월 4일(토) 오전 11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교사들의 분노에 찬 외침이 울려 퍼졌다.
3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약 보름간 전국 초·중등 학교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연서명을 진행한 교사들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29개 교원 단체와 교사 1,258명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조수진 인천 지역 교사(‘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공동운영진)는 연명에 동참하고 널리 알려 준 29개 단체를 하나하나 호명한 후, 어제(4월 3일)까지 개인 연명한 교사들 외에도 “마감 기한이 지나고 소식을 알게 된 분들의 추가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서명을 진행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이란 전쟁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교사들의 뜨거운 정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병원·주택을 폭격하며 어린아이들과 교사 등 무고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한 이 전쟁 범죄자들을 가만둬서는 안 된다[는 정서 말입니다].”
조수진 교사는 “한국 정부가 파병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에 죽어 나간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이스라엘의 전쟁과 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에 계속 반대하자고 호소했다.
주말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나들이 나온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기자회견 발언을 주목했다. 교사들의 발언에 귀 기울이는 관광객들, 기자회견 모습을 휴대폰에 담으며 일행과 대화를 나누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앞에서, 전교조 서울지부 대의원인 김미연 교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패권을 위한 전쟁의 대가를 죄 없는 어린이들과 민중들의 삶으로 치르고 있다”고 발언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이란의 600개 넘는 학교와 교육 시설이 파괴됐고, 최소 230명의 어린이와 교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레바논에서도 단 20일 만에 12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100명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학살당했습니다!”
김미연 교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런 전쟁 범죄가 “한 사회의 미래와 가능성,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뿌리째 뽑아 버리는 일”이라고 규탄하며 아이들에게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전쟁과 파병에 계속 반대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며칠 전 트럼프의 ‘대국민 연설’이 “전쟁을 [당장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겠다는 것이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일침을 놓으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 어느 전쟁보다도 훨씬 더 참혹하고 야만적[인 이 전쟁을 시작하며] 미국이 처음 공격한 곳이 어디입니까? 바로 초등학교였습니다! ... 학교 100여 곳이 공격당했고, 병원과 주택이 파괴됐습니다.
“한창 꿈을 키우고 힘차게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이 야만적인 제국주의 전쟁에 치가 떨립니다.”
박혜성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해 “우리 교사들이 10여 년 전 가르쳤을 제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미국의 불의한 전쟁의 가담자로 만들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청년들이 무고한 민간인을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의 제자들이 또 이런 전철을 겪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박혜성 교사는 전쟁과 파병, 전쟁 지원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힘은 “더 많은 교사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 있다” 하고 호소했다.
특별 발언을 한 재한 이란인 코메일 소헤일리 감독은 이재명 정부가 “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하지 말라, 힘의 법칙, 정글의 법칙에 따르지 말라”고 호소했다.
“전쟁은 정의를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지켜 주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이 전쟁은 그런 목적에서 시작된 게 아닙니다. 전쟁은 더 많은 침묵, 더 커다란 공포, 아무런 제재 없이 휘둘러지는 폭력만을 키울 뿐입니다.”
소헤일리 감독은 희생된 이란인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아직 할 수 있을 때, 이 무도한 전쟁에 함께 반대하자”고 호소하며 발언을 마쳤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규탄 구호를 함께 외쳤다. 그리고 학교 현장과 전국 곳곳에서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을 다짐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교사들의 이번 연서명은 평범한 노동자 서민들 사이에 전쟁 반대 여론이 광범하고, 이를 모아 낼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줬다. 이번 연서명이 반전 운동을 일터와 지역, 대학으로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