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이란은 ‘트럼프의 베트남’이 될 것인가

불타 버려진 미군 항공기. 파병을 비롯해 일체의 군사 지원에 반대해야 한다 ⓒ출처 이란 혁명수비대

트럼프는 이란인들을 “마땅히 있어야 할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전소, 전력망, 교량, 도로, 항만, 통신망, 공장 등 이란인들의 삶에 필수적인 핵심 기반 시설을 전면적으로 파괴하겠다는 위협이다.

이 표현은 미군 전 공군 참모총장 커티스 르메이가 1965년에 처음 사용했다. 르메이는 공습만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 시설과 민간 인프라를 구별하지 않고 공격하는 ‘전략 폭격’론을 신봉했다. 르메이는 10만 명 이상이 희생된 1945년 3월 도쿄 대공습을 지휘한 바 있다.

실제로 린든 B 존슨 정부는 1965년 2월부터 3년 넘게 북베트남의 산업 시설, 병참선, 군사 기지를 폭격했다. 존슨의 후임자 닉슨도 협상의 우위를 위해 북베트남을 대규모로 공중 폭격했고, 심지어 캄보디아로 확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했다.

베트남은 그 완강한 저항 때문에 미국 제국주의의 골칫거리였다. 만약 이번에 이란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에게는 (이라크 전쟁은 물론이고) 베트남 전쟁보다 더 심각한 패배가 될 것이다.

베트남 전쟁 때 린든 B 존슨은 베트남 민족주의 세력과 협상을 하지 않고 전면전을 택했다. 미국 제국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원했기 때문이다. 존슨은 이렇게 말했다. “어느 한 곳에서의 굴복은 모든 곳에서의 패배 위험을 낳는다.”

트럼프도 쇠락하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잔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적 지배력의 변화에 따른 세계 재분할 과정에서 미국이 (특히) 중국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대등한 경쟁자”의 등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명기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미국 제국주의의 전략을 표현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저 미국 지배계급의 돌연변이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바이든을 생각해 보라. 바이든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겪은 패배를 설욕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을 견제하려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지금은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는 데 열심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세계 재분할 쟁투가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가져왔다. 제1차세계대전에서는 유럽의 강대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됐다. 제2차세계대전을 통해서는 자국의 ‘영향권’을 확대하려던 두 강대국 독일과 일본이 패배하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승전국이 각자의 영향권을 거느린 양분된 세계가 등장했다.

트럼프는 “4~5일 안에” 이란을 중동의 베네수엘라로 만들어 흔들리는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가자지구의 참극을 인구가 9,000만 명이 넘는 이란에서 재현하려 한다. 그러나 이 계획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납치는 세계를 경악케 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에서 만만찮은 반격을 당하고 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하는 트럼프, 격추당하는 미군 전투기, 이란 미사일에 공격당하는 미국의 걸프 연안 동맹국들, 유가 상승과 확산되는 경제 위기 등 “적의 실수”를 보며 자국의 이익을 계산하고 있을 듯하다.

트럼프가 더 큰 패배를 피하고자 ‘타코(TACO, 트럼프는 언제나 먼저 꼬리를 내린다)’를 할 수도 있다. 그는 공언한 ‘전면 폭격’을 세 번 연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실추된 미국 제국주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승리’를 보여 줘야 한다는 커다란 압력을 받고 있다. 전쟁장관 피트 헤그세스를 비롯해 최고위 참모들은 이란 내 민간 인프라 시설은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며 트럼프를 설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친 놈” 트럼프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를 예측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관심사는 아니다. 거의 모든 문제를 거의 전적으로 군사력을 통해 해결하는 “전쟁의 시대”에 들어선 오늘날, 제국주의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맹렬하게 건설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임무다.

반전 운동

트럼프는 파병 요청에 답하지 않은 이재명 정부에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우파는 ‘동맹은 공짜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불만 표출이 이재명 정부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가 반전 대중의 직접적 타격권에서 (당장은) 비켜서도록 해 주는 효과를 내는 듯하다.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의 인기 없는 전쟁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의 파병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며 시간 벌기성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 와중에 위험하기 짝이 없게도 이재명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주한미군이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미군 전투기의 자국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일부 유럽 정부들에 비해서도 매우 유약한 태도다.

트럼프가 한국 등 동맹국들의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러저러하게 협력하는 것을 분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파병에 ‘신중한’ 듯하다 해서 반전 운동이 이완돼서는 안 된다. 상처 입은 야수가 위험하듯이, 위기에 처한 미국의 제국주의자들은 민주주의를 비웃고 어떤 범죄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반전 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미국의 이란 전쟁은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세계 무역 시스템이 “지난 80년 중 최악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시의 모든 지수가 계속 폭락하며 도처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 상장주식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350조~400조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한국 등 전 세계 노동계급의 생활수준이 타격받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고 물자는 부족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이란 전쟁 반대와 한국군 파병 반대뿐 아니라, 가격 상한제, 임금 동결 반대와 임금 인상, 임대료 동결, 법인세 인상 등을 요구하며 대중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