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영국 노동당 우파의 영국 제국주의 지지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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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가파르게 쇠락하고 있다. 명백한 주된 요인 하나는, 제러미 코빈이 당대표였던 시절 그를 향해 악의적 비방과 모략을 하던 당내 우파 무리가 당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그들을 보며 과거에는 노동당 우파가 더 신사적이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1960년 노동당 당대회에서 일방적 핵군축 지지 결의안이 통과되자, 우파 소속 당대표 휴 게이츠컬은 언론과 손잡고 좌파를 맹공격했다. 게이츠컬은 심지어 노동당 국회의원 15명이 공산당 당원으로 의심된다며 보안국(MI5)에 그들의 명단을 제출했다고 알려져 있다.
노동당 우파에게 영국 제국주의는 언제나 최우선적으로 섬겨야 할 대상이었다. 최근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미터 램지 남작의 조사(弔詞)가 이를 확인시켜 준다. 그녀는 1기 토니 블레어 정부(1997~2001)의 차관이었고 스코틀랜드 노동당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그러나 램지의 진짜 경력은 비밀정보국(MI6)에서 일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민주 사회주의라는 대의를 위해” 거기서 일했다고 주장했다. 램지는 1950년대 후반 글래스고대학교에서 노동당 우파 활동가가 된 후 MI6에 채용됐다. 그녀와 생각이 비슷했던 동시대 인물로는 1992~1994년 노동당 대표를 지낸 존 스미스와 스코틀랜드 지방정부의 초대 수반인 도널드 듀어 등이 있다. MI6 역사가 스티븐 도릴에 따르면, 램지는 국제학생대회의 간사를 지냈는데, 그 단체는 냉전이 첨예하던 시절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위장 조직이었다.
램지의 조사들은 그녀가 MI6 핀란드 지부의 총책임자로서 1985년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정보기관) 내 영국 첩자 올레그 고르디에프스키의 소련 탈출을 도왔다고 주장한다. 영국 국가 관료 내의 뿌리깊은 여성차별 탓에 램지는 MI6 수장이 되지 못한 것 같다. 램지보다 먼저 MI6에서 일한 또 다른 여성 요원 대프니 파크도 마찬가지다. 그는 1960~1961년 벨기에령 콩고에서 일했다. 콩고가 독립하자 미국 정부와 영국 정부는 콩고 초대 총리 파트리스 루뭄바의 “제거”를 요구했고, 그 후 루뭄바는 잔혹하게 살해됐다.
MI6에서 은퇴한 후 램지는 노동당 우파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그 여성은 존 스미스가 1994년 갑작스럽게 사망하기 전까지 그의 외교 정책 보좌관이었다. 놀랍게도 2000년대 중엽 램지는 MI6 등의 정보기관을 감독한다는 의회 정보안보위원회의 일원이 됐다. 램지는 또한 블레어주의자들의 싱크탱크인 외교정책센터의 고문단의 일원이었다.
이런 경력을 보건대 “미터 램지가 2003년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기로 한 토니 블레어의 결정을 지지하고, 20년이 지난 후에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말한”(〈텔레그래프〉) 것은 놀랍지 않다. 그 모든 살육과 혼란을 램지는 가치 있다고 여겼나 보다. 그녀가 ‘이스라엘의 노동당 친구들’의 상원 대표를 맡았던 것도 그리 놀랍지 않다.
그녀의 관계망은 노동당 우파와 영국 국가안보 기구 사이의 긴밀한 연계를 보여 준다. 이것은 단지 역사가들만의 흥밋거리가 아니다. 이런 배경에 비춰 보면, 2015년 노동당 당대표 선거에서 좌파이자 제국주의에 확고하게 반대해 온 경력이 있는 코빈이 이겼을 때 블레어주의자들이 얼마나 분노했을지 이해할 수 있다. 블레어주의 도당은 코빈을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고 스타머로 교체하기 위한 활동을 조직했고, 그 실상은 이제 폴 홀든의 책 《사기극》 등에 소상히 기록돼 있다.
물론 노동당을 역사적으로 이런 연계로만 환원해서 규정할 수는 없다. 노동당은 노동조합 기구들이 당의 재정을 대고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통해 조직 노동계급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스타머 지도부 하에서 이런 연계는 갈수록 실처럼 가늘어지고 있다.
진정한 좌파를 건설하려는 사람들은 램지처럼 한 발은 스파이 세계에, 다른 발은 노동당 우파에 담근 자들이 했던 구실을 보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 노동당의 대안을 건설한다는 것은 영국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물론 그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좌파는 착취와 지배의 국제적 체제인 제국주의에 반대해야 한다. 제국주의는 영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부정의의 근간이기도 하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엄청난 규모와 강렬함(지난 금요일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파업들을 보라)에서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서 싸울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썩어 빠진 노동당 우파를 끝장낼 방법은 바로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