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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열쇠는 점거파업 사수ㆍ확대에 있다

박성수는 지난해 1조2천억 원이나 차입해서 까르푸를 인수했고 재계 순위 26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는 야심차게 매출 10조 원 시대를 열겠다며 비정규직 대량해고·외주용역화·노조 파괴와 약화 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성수는 지금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홈에버 점거 파업 때문에 벌써 1백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박성수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홈에버 사장 오상흔은 “노조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경우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박성수는 노동자들에게 협박 스팸문자를 보내고 비조합원과 매장 직원들에게 경찰력 투입 요청 ‘탄원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경총(한국경영인총연합회)도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력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기업주들의 충실한 ‘개’인 노무현은 이런 요구를 수용해 이랜드 지도부 6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경찰력 투입은 쉽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라고 뻥쳐 오다가, 그 법으로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끌어내면 비난받을 게 뻔하고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조하게 노동자들이 지치고 분열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점거 파업의 막강한 효과를 보여 준다. 박성수가 ‘점거부터 풀라’고 난리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점거 파업은 승리를 위한 가장 효과적 전술이다. 점거 파업은 기업주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치며, 파업 노동자들을 결속시키고, 연대의 초점을 제공한다.

1998년 IMF 때도 현대차 노동자들은 두 달간의 공장 점거 파업으로 5천 명 정리해고 계획을 무력화시켰다. 2005년에 현대하이스코 노동자들은 11일간의 공장 점거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받았다. 지난해 9월에도 쌍용차 노동자들은 15일간의 공잠 점거 파업으로 5백50명 정리해고 계획을 막아냈다.

따라서 7월 8일의 주요매장 점거·봉쇄 투쟁 이후에도 상암점 점거는 계속돼야 한다. 혹시라도 7월 8일의 행동이 상암점 점거 대오의 분산으로 이어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노동운동의 경험을 볼 때 파업 대오의 분산은 나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3년에 화물연대는 5월에는 강력한 거점 집중 파업으로 승리했지만, 8월에는 여러 곳으로 분산해서 파업하다가 패배했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노동자들은 자신감과 결속력을 유지할 수 없었고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따라서 7월 8일의 행동은 상암점 점거를 그대로(또는 더 강력하게) 유지하면서 더 많은 곳으로 점거·봉쇄를 확대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상암점 거점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물론 상암점 점거를 유지하면서 거점을 더 늘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예컨대 뉴코아노조가 7월 8일에 강남 킴스클럽을 점거한 후 무기한 점거를 시작한다면 그보다 더 효과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뉴코아·이랜드 공동투쟁을 더 확고하게 하고 박성수에게 더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다.

이미 분회장과 활동가들 사이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면서 김경욱 위원장과 지도부도 이런 투쟁 방향을 말하고 있다. 상암점 점거 결정 때처럼 현장조합원들의 민주적 토론을 통해 이런 투쟁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도 전적으로 옳다.

아래로부터 현장조합원들의 주도권에 바탕한 투쟁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이며 가장 강력할 수 있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지도부는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을 확고히 지지하면서 계속 강력한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박성수와 뉴코아·이랜드 노조 사이를 중재하면서 투쟁의 수위를 조절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지도부는 7월 8일 이후에도 제 2차 ‘점거·봉쇄 확대의 날’을 잡아야 한다. 또 만약 정부가 경찰력을 투입하려 한다면 즉시 연대 파업을 하겠다고 경고해야 한다.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탄압하는 박성수와 노무현를 결코 ‘선처’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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