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노동자들은 은행 구제 비용을 치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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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위기가 아일랜드를 휩쓸고 있다. 그리고 다른 몇몇 나라도 함께 빨아들이려 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IMF는 이번 주[11월 23일]에 수백억 유로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영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은 여기에 70억 파운드를 추가로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 중 아일랜드 민중에게 가는 돈은 한 푼도 없다. 모든 것이 아일랜드 경제와 동반 몰락할 판인 은행가들을 살리기 위한 돈이다.
이미 몇 년간의 긴축으로 고통받아 온 빈민과 취약 계층은 은행 구제 비용을 대기 위해 더욱 큰 고통을 강요받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 대규모 시위가 계획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파멸적 위기에 빠져 있다. 집권당인 피아나 페일은 12월 7일에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키려고 작심하고 있지만 그들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은 굴종적이게도 긴축 예산안 통과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의 마음이 바뀌면 연정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분노와 환멸을 느끼고 있다.
더블린의 교사인 캐터린 무니는 이렇게 말했다. “의회는 말만 많지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IMF 구제금융은 노동자들에 맞선 기나긴 전쟁에서 또 한 번의 공격입니다.
“우리는 호황 시절에 ‘파트너십’을 명분으로 저들에게 다 내줬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긴축 하면서 또 내줬는데 이제 그들은 은행들을 위해 노동자를 더욱 쥐어짜려 합니다.”
은행가들
연금 생활자인 피터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제 연금의 10퍼센트를 떼서 은행가들에게 주려고 합니다.
“그들은 사기꾼들이고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소수의 사기꾼 집단이 자기들 주머니를 채우면서 우리더러 그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습니다.”
복지는 대폭 축소될 것이다. 공공 의료 서비스가 후퇴할 것이고, 아이들과 노약자와 장애인은 보잘것없는 공공 서비스 혜택마저 잃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독일 은행들에게 갚아야 할 1천억 파운드와 영국 은행들에게 갚아야 할 1천 90억 파운드는 확보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일랜드 은행들은 6개월 동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대량 실업과 이민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다. 가난과 불평등도 급증할 것이다.
저들의 악랄함은 최저임금과 복지 지출을 가차없이 줄이겠다는 IMF의 발상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국가 재정 상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IMF는 단지 사회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더 괴롭히기 위한 명분으로 이번 위기를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수요일[11월 24일] 발표 예정인 IMF의 계획은 “실업 급여의 점진적 축소와 더 엄격한 구직 요건”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IMF는 최저임금을 “전반적인 임금 수준 하락에 상응하도록” 대폭 삭감하려 한다.
정부의 4개년 계획에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사업 비용을 낮추는” 조처도 포함된다.
이는 곧 법인세를 낮추는 것을 뜻한다. 이와 동시에 공공부문 일자리 2만 8천 개를 없애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봉급을 삭감하려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아일랜드 정부의 계획은 2014년까지 빈민 10만 명이 이민 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실업자인 존은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제 친구들은 모두 이민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캐나다를 생각하고 있죠.
“건설 쪽에서 일해 온 사람들을 모두 받아줄 수 있을 만큼의 일자리가 도대체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는 심지어 더 없어요.”
유나이트 노조의 지역 대표인 지미 켈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강제 이주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세대 청소’입니다.
“우리 정부는 2년 동안의 무능과 거짓말 끝에 마침내 통치권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 인사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각종 행사에 얼굴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실적이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성난 반응을 보입니다.
“저들은 시장 탓을 합니다. 은행들이 정부에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정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신뢰를 흔든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아일랜드 민중을 바보 취급했으며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합니다.
“그들은 비싼 자동차도, 말도 안 되는 판공비도 다 반납해야 합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이 난장판을 해결하는 데 누가 적임자인지는 민중이 결정해야 합니다.”
많은 노조 활동가들도 이런 분노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운동 내의 다른 세력들은 더 보수적이다.
희생
너무 오랫동안 노조들은 “국익”을 위해 희생을 받아들이고 파업을 하지 않기로 합의해 왔다.
그러나 국익이라는 말은 결국 호황기에 이득을 독차지하고서는 이제 와서 노동자들에게 뒤처리를 떠넘기는 최상위 부자들의 이익을 뜻할 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한편 주요 야당들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도 공공지출 삭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대중의 환멸과 분노는 긴축을 막아내는 운동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지금도 정부와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일 열리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고비는 이번 주 토요일[11월 27일] 아일랜드노총이 주최하는 대규모 시위다.
그 다음으로는 ‘노동권’ 캠페인이 주최하는 대중 시위가 12월 7일 화요일 예산 처리일에 계획돼 있다.
이런 시위는 더 강력한 행동으로 가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대규모 집회와 파업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부자들의 이 강도짓을 멈출 수 있다.
위기의 다음 번 제물이 될 수 있는 포르투갈 노동자들도 이번 주에 총파업을 할 계획이다. 우리에게도 바로 그런 저항이 필요하다.
번역 천경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