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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탄압에 맞서 미루지 말고 연대 파업을 건설하자

현대차 정몽구는 “더는 차별받지 않고 정규직 명찰을 달고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짓밟고 있다.

지금 현대차는 용역깡패들의 무법천지라고 할 수 있다. 11월 30일 2공장에서 파업을 시도하다가 폭행당한 노동자의 증언이다.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숙이게 한 뒤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옷으로 머리를 덮고 폭행했다. 안경 쓴 사람의 눈을 주먹으로 그대로 가격했다. 눕혀 놓고 발로 걷어차고 허리와 발목을 발로 지근지근 밟았다. 무릎 꿇으라고 해놓고 안전화로 얼굴을 걷어찼다.”

현대차의 무차별 폭력,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정당성을 울산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도심집회

용역깡패들은 노동자들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행한 후 차에 싣고 가 울산동부경찰서로 넘겼다.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너희들을 아무리 패도 나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것이 무법천지가 아니고 무엇인가! ‘1대에 1백만 원’이라고 하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재벌2세 최철원보다 정몽구는 더한 짓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몽구가 이명박 정부에게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군사독재 시절에 노동자들을 짓밟는 데 이용됐던 도구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현대재벌의 비서실 구실을 하고 있다. 노동부 장관 박재완은 온갖 해괴한 논리로 노동자들을 비난하며 정몽구를 편들고 있다.

박재완은 “심각한 국가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아직 불법 점거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비난했다. 연평도 사태를 이용해 대포폰 추문 등을 덮은 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억누르려 하는 것이다. 불법 파견을 한 정몽구는 처벌하지 않고 불법 파견에 맞서는 노동자의 행동만 ‘불법’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박재완은 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봉이 ”3천8백만 원“이라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고시 합격 4년차 직원들의 연봉이 이보다 적다“고 했다. 기름때 묻은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식이다.

박재완은 “소송을 제기한 두 명의 해당 근로자에 한해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효력이 지속된다”고도 했다. 정몽구를 편들기 위해 법률적 상식도 무시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정부 상태를 그대로 방치할 순 없다”며 경찰력 투입 협박도 했다.

탄압과 핍박

지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이 같은 탄압과 핍박에 시달리며 큰 고초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한 노동자의 아내가 정신적·육체적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유산까지 했다고 한다.

이 같은 고난 속에서 비닐 한 장을 덮고 잠을 청하면서도 노동자들은 오로지 정규직 명찰을 달고 농성장을 내려오는 꿈만 꾸고 있다. 폭행당해 입원한 노동자도 “맞는 것은 두렵지 않다. 병원에 누워서라도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불굴의 투쟁은 점점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지 모금만 벌써 3천만 원을 넘었다. 울산에서 한 여론조사에서도 88퍼센트가 ‘사측은 즉각 협상에 나서라’고 답했다.

따라서 현대차지부 집행부와 금속노조 지도부, 민주노총 지도부는 강력한 연대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요구 수준을 낮추라거나, 협상을 시작하면 농성을 해제하라거나 하는 잘못된 압박을 넣어서는 절대 안 된다.

특히 노동자들이 말하듯이 농성 해제 요구는 전쟁터에서 총을 버리라는 말과 마찬가지다. 이상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2005~2006년 투쟁을 돌아보며 “대화를 전제로 일시 파업을 중단하고 농성을 풀었지만 그 이후 회사가 칼을 들이댔다. 지도부를 구속하고 고소 고발을 철회하지 않았다. 조합원을 징계하고 노조를 박살냈다”고 말한다.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중재자 구실이 아니라 연대 투쟁 건설에 주력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경훈 지부장의 압박 속에 금속노조 지도부가 연대 파업 일정을 늦춘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더는 요구 수준이나 투쟁 강도를 낮추고 투쟁 시기를 늦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도부가 그런 투쟁에 나서도록 강제하기 위해서도 현장조직과 현장 활동가와 현장 노동자들의 구실이 중요하다. 현장조직과 활동가와 노동자들은 12월 초 금속노조 연대 파업이 실현되게 하기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건설해야 한다.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모금, 서명 운동, 지지 방문, 농성 물품 전달, 출근 투쟁, 연대 집회, 잔업 거부, 부분 파업과 지역 연대 파업 건설 등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 파업을 공격하는 온갖 논리들을 반박하고 대응 논리를 선전해야 한다.

조퇴, 연월차 등을 이용해서라도 최대한 이런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현장조직들은 다른 현장조직과의 공동행보에 얽매이지 말고 준비된 곳부터 치고 나가야 하고, 선전을 넘어서 실질적인 행동으로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그래서 비정규직 차별과 고용불안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희망의 돌파구를 열어 나가자.

왜 정규직이 나서야 하는가

비정규직의 파업을 보면서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도 87년에, 97년에 자신들이 싸우던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그러면 이런 감동 때문에 ‘내 일은 아니지만 도와줘야’ 하는가?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바로 정규직의 목을 겨누고 있는 칼이다. 따라서 정규직이 바로 내 일로 여기고 싸워야 할 문제다.

단지 내 자식이 앞으로 비정규직이 될 거라서 만이 아니다. 바로 지금도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압박하는 무기로 이용되고 있다.

11월 27일 노동자대회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와 현대차지부의 깃발이 함께 날리고 있다.

민주노조가 만들어진 지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왜 아직도 현대차 노동자들은 언젠가 다시 IMF가 오면 해고되고 비정규직이 될 거라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을까? 왜 아직도 생명을 갉아먹는 주야 맞교대로 일하고 있을까? 왜 아직도 ‘있을 때 벌자’는 심정으로 잔업·특근에 매달리며 고생해야 할까?

이 모든 고통의 배경에 바로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을 노리고 현대차 사측은 2000년대 이후 정규직을 뽑지 않고 비정규직을 늘려 온 것이다.

계속 추진되고 있는 모듈화와 엔진 없는 전기차 시대에 비정규직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정규직의 고통과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2005년 현대차 조합원 조사에서 82.4퍼센트가 ‘나도 언젠가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위기가 오면 정몽구는 가차없이 노동자들을 내쫓으려 할 것이다. 그럴 때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은 강력한 민주노조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처럼 민주노조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열돼 있다면 저들이 갈라치기 딱 좋을 것이다. 지금처럼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외면하는 귀족노조’라고 비난받는다면 정몽구가 공격하기 딱 좋을 것이다. 착하거나 동정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바로 이 점을 깨닫고 있기에 이미 적지 않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투쟁에 열심히 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훈 현대차지부장과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연대의 의무에 충실하길 바랍니다

정동석(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이경훈 동지. 며칠 전 농성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밥을 갖다 주다가 사측 관리자에게 욕설을 듣고 폭행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정규직 지부장까지 모욕하는 사측의 도발에 분노를 감출 수가 없군요.

그런데 최근 동지가 보여 준 행보는 매우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가 없는 안을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강요하고, ‘이 안을 안 받으면 손 떼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들었습니다. 정규직이 되겠다는 동지들의 염원을 왜 억누릅니까? 이것이 어떻게 ‘아름다운 연대’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경훈 지부장은 역사적 투쟁에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는 일을 그만 둬야 한다. ⓒ이미진

이 뿐이 아닙니다. 동지는 ‘외부 세력’이라며 연대 동지들을 농성장에서 내쫓고 심지어 폭행까지 했습니다.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대 동지가 어떻게 ‘외부 세력’입니까. 1998년 정리해고 투쟁 때 얼마나 많은 연대 동지들이 함께했습니까? 이들도 ‘외부 세력’이니 내쫓았어야 하나요.

금속노조 쟁대위에서도 동지가 파업 결정에 결사 반대해서 금속노조 파업이 미뤄졌다고 하더군요. 총회 하겠다면서 연대 파업을 회피하더니 이제는 금속노조 연대 파업까지 가로막다니요. 깡패에게 폭행당하는 동생을 도울까 말까를 투표로 결정하는 형이 있나요? 그래서 부결되면 동생이 두들겨 맞아도 못 본 척하는 게 민주주의인가요?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중단하십시오. 우리가 언제까지 ‘귀족노조’, ‘정규직 이기주의’ 이딴 얘기 들어야 합니까? 이런 소리를 한 방에 날려 버리고 고용불안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왜 발로 차 버리려고 합니까.

금속노조는 전면 파업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야 한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동지, 조합원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김밥 한 줄로 버티고 있는데, 뭘 그리 망설이는 겁니까.

이경훈 지부장이 잘못된 주장과 행동을 하면 이를 비판하고 바로잡는 게 금속노조 위원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동지는 오히려 이경훈 지부장에게 끌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속노조 쟁대위는 연대 파업 일정도 제대로 못 잡았죠.

산별노조가 뭡니까? 사업장과 지역을 넘어 연대하고 투쟁하자고,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것 아닙니까? 적들은 모든 힘을 다해서 우리 동지들을 깨부수려 하는데, 이렇게 미온적이어서야 되겠습니까? 지난해 쌍용차에서 저들이 ‘금속노조도 여러분들을 버렸다’고 선무방송한 것 기억하시겠죠. 현대차에서 이것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이경훈 동지, 박유기 동지.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대로 빨리 연대 파업을 조직하십시오. 12월 8일 쟁대위에서 반드시 총파업을 결정해야 합니다. 역사적인 투쟁에 동지들의 이름이 오명으로 남지 않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연대 단체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12월 1일 민영통신사인 〈뉴시스〉는 “외부세력 개입으로 현대차 사태가 난항을 겪고 있다”며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추진위원회)와 노동전선 … ‘다함께’” 등을 외부세력으로 지목했다.

이들 단체가 “공장 안팎에서 투쟁을 선동하고” 있고 “비정규직 사태를 울산에서 전주로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함께’는 … 기관지인 〈레프트21〉과 연계해 사태 개입 능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힘겹게 싸우고 있는 연대 세력과 노동자들의 진실을 보도하려는 좌파 언론을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부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뉴시스〉는 다함께 등이 “과거 쌍용차 옥쇄파업에도 가담한 자들”이며 “상황을 점차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을 같이 아파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투쟁하고 있는 연대 단체들은 결코 ‘외부세력’이 아니다. 연대 단체들은 현대차 투쟁 속에서 8백50만 비정규직의 희망을 보고 달려온 이웃이고 친구이고 동지들이다.

연대 단체들이 “쌍용차 옥쇄파업에도 가담했다”는 것은 억압받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싸움을 벌이는 곳에 언제나 함께했다는 칭찬일 뿐이다.

지금 진정한 외부세력은 사측이 동원한 용역깡패이며, 용역깡패와 합동 작전을 펴고 있는 폭력 경찰이다. 노동자들에게 경찰력 투입을 위협하는 이명박 정부가 진정한 외부세력이다.

“상황을 점차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황인화 동지는 이들의 폭력과 핍박에 시달리다 분을 참지 못해 몸에 불을 붙였던 것이다.

더구나 온갖 차별과 천대를 받으면서 차곡차곡 쌓여 온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외부세력의 꼭두각시’로 묘사하는 것은 심각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통탄스러운 것은 〈뉴시스〉가 이런 마녀사냥 벌일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이 바로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라는 사실이다. 이경훈 집행부는 11월 30일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에서 “외부인이 순박한 조합원에게 연대의 차원을 넘어서 직접 참여하고 있다”며 연대 단체들을 비방했고 “외부인[을] … 본격적으로 색출”하겠다고 했다.

이런 이경훈 집행부의 행태가 있고 나서 바로 다음 날 〈뉴시스〉가 연대 단체 마녀사냥을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이경훈 집행부는 ‘외부세력 색출’ 운운하지 말고 연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연대세력에 대한 모든 비방과 마녀사냥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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